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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하우시스 말고 LX인터가 한국유리 품는 이유

  • 2022.01.24(월) 07:57

왜 LX인터가 인수? 넉넉한 현금-상사 노하우
영업익 55억 회사가 6천억? 그룹 시너지 기대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LX그룹 종합무역상사인 LX인터내셔널이 작년 말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글랜우드와 한국유리공업(한글라스)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재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내달 중순 계약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관심은 인수 주체와 인수 금액에 쏠린다. 우선 인수 주체로 창호 사업을 벌이는 LX하우시스가 아닌 종합무역상사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이 나서는 배경이다. 2020년 영업이익이 55억원 수준인 한국유리공업의 기업 가치(6000억원, 시장 추정치)가 적정한지도 또 다른 궁금증이다.

6000억 적정할까

업계에선 한국유리공업의 기업가치를 6000억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랜우드가 2019년 프랑스 생고뱅그룹으로부터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할때 가치는 3136억원이었다. 2년만에 회사 가치가 2배 가까이 뛴 것이다.

하지만 실적을 보면 인수 가격이 적정한지 물음표가 붙는다. 한국유리공업의 2020년 매출은 2404억원, 영업이익은 55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이지도 않다. 한국유리공업은 건축용 판유리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분기 기준 26%다. KCC글라스(51%)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추가 투자도 필요하다. KCC글라스 대비 부족한 점유율을 개선하고 LX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 시장은 장치산업인 까닭에 추가적인 투자가 없다면 시장 구도 자체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X그룹 측은 계열사인 LX하우시스와 시너지를 노리고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LX하우시스는 현재 창호와 인테리어 자재 등 건축자재와 자동차용 원단, 산업용 필름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룹 내에서 유리를 직접 조달받으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중장기적으론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에 따라 고효율 유리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자동차용 유리 시장의 경우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유리산업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도 한국유리공업의 몸값을 올리고 있다. 한국 시장에 국내 기업은 KCC글라스와 한국유리공업 2곳밖에 없는 상황이다.

왜 LX인터내셔널이 살까

업계는 직접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LX하우시스가 아닌 종합무역상사인 LX인터내셔널이 인수 주체로 나선 배경에도 궁금해 하고 있다. 일단은 자금 문제다.

작년 3분기 현재 LX하우시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184억원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작년 2분기 말 기준 LX하우시스에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만 5542억원"이라며 "현금성 자산이나 현금 창출규모를 고려하면 시설투자·금융 비용 등 자금 소요에 대응하기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LX인터내셔널은 이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가 7162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다만 6000억원을 투자할 정도의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LX인터내셔널이 인수 주체가 됐을 때 시너지 효과도 있다. 종합무역상사 기업이 그동안 쌓은 공급망 관리 및 서비스 능력은 유리 사업에서도 지속적인 거래 관계를 유지하는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얘기다.

LX그룹 차원에선 인수 주체가 어디든 여력이 있는 계열사를 통해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하고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자금 조달 방식을 마련할 것"이라며 "LX와 글랜우드 사이에서 구속력 있는 합의가 이뤄지면 양사의 시너지 효과와 미래 사업에 대한 그림도 함께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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