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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투자'…덩치 키우는 LX그룹

  • 2022.04.01(금) 16:45

한국유리공업 6000억에 인수
그룹 차원의 대형 M&A도 '기대'

LX그룹이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덩치 키우기를 본격화한다. 신호탄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이 쏘아올렸다. 한국유리공업을 약 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확정하면서다.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 LX판토스도 북미 물류회사 지분 매입을 추진하며 외연 확장에 나섰고, 그룹의 지주사 LX홀딩스는 인사를 통해 M&A를 통한 덩치 키우기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외아들이자 그룹의 M&A 추진을 주도하는 구형모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면서 이같은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LX그룹, M&A 신호탄 쐈다

업계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코리아글라스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한국유리공업의 지분 100%를 5925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안건을 승인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국유리공업은 KCC글라스에 이어 국내 시장 점유율 2위의 유리 제조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3093억원으로 전년대비 29%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3% 늘어난 365억원을 기록했다. 

LX인터내셔널 측은 "한국유리공업은 국내 유리 시장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안정적인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1957년에 설립된 만큼 장기간 축적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신제품 분야로 영역 확장 등 성장 잠재력 또한 높다"고 했다.

시장에서도 이번 인수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자원 시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등 사업 안정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LX인터내셔널의 기존 공급망 관리 역량, 물류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뿐만 아니라 건축자재·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LX하우시스와의 수직 계열화 효과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6500억원에 달하는 등 LX그룹 실적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석탄 트레이딩, 광산 개발 등의 사업도 하고 있는데, 원자재 가격 변동의 영향을 받는 특징이 있었다. 장기적으론 세계적 탄소중립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사업 발굴이 요구되는 상황이었기에 이번 M&A를 통한 신사업 추진의 의미는 작지 않다.

회사 관계자는 "석탄 사업은 효율성 있게 수익성을 지속 제고하되 추가적 투자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며 "따라서 이를 대체하는 신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유상연 기자 prtsy201@

투자는 계속된다

LX인터내셔널의 사업 확장은 이번 딜이 끝이 아니다. LX인터내셔널은 부산에 친환경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사업도 진행중이다. 총 3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오는 2025년 완공 목표다.

연내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자산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 있는 자산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과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빠른 시일 내 추진할 방침"이라고 귀띔했다.

LX그룹 다른 계열사들의 투자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 LX판토스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도 지난달 말 북미 지역 물류회사 '트래픽스' 지분 매입에 310억원가량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지분 취득 예정일은 오는 5일이고, 지분율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북미 물류 사업에도 발을 내딛는 행보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LX판토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25% 증가해 사상 최대인 3604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사세를 키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캐나다 기반 물류 회사가 매물로 나왔고, 이를 인수하려는 사모펀드를 통해 지분 투자하는 수준"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북미 물류 사업 다각화 등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차원의 대형 투자도 기대된다. LX홀딩스가 최근 단행한 인사가 대표적 시그널이다. LX홀딩스는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후계자' 구형모 상무를 경영기획부문 전무로 승진 발령하면서 "구 전무는 신성장 동력 발굴과 전략적 M&A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천억원대 이상의 대형 딜이 동시에 추진될지는 현재까진 알 수 없는 상태다. LX인터내셔널이 결정한 한국유리공업 딜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문턱을 넘어야 한다. 회사도 한국유리공업 지분 취득 예정일을 오는 9월30일이라고 공시하면서 공정위 심사에 따라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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