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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 수장 사임…포티투닷 어디로?

  • 2025.12.04(목) 15:34

네이버 출신 송창현 사장, 정의선 면담후 사임
현대차그룹, 송 사장 회사에 2.1조 투자했지만
"스타트업과 회사 사이에서 수도 없이 충돌"

네이버 출신의 자율주행 개발자 송창현 현대자동차 사장이 사임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송 사장이 설립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에 투자하고, 2021년 파격적인 대우로 그를 영입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송창현 현대차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은 최근 정의선 그룹 회장을 만나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거대한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에서 소프트웨어의 DNA를 심고 단순히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닌 인공지능(AI) 디바이스를 만들겠다는 무모해 보이던 도전은 그 과정이 정말 쉽지 않고 순탄치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테크 스타트업과 레거시 산업의 회사 사이에서 수도 없이 충돌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퍼듀대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송 사장은 네이버 CTO(최고기술책임자)를 거쳐 2021년 현대차에 합류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그에게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핵심 기술 개발을 맡기며 파격적인 대우를 해줬다.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서비스로서의 교통)본부를 설립해 그를 본부장(사장)으로 영입했고, 그가 2019년 창업한 포티투닷 대표 겸직을 허용했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포티투닷까지 인수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6년간 포티투닷에 총 2조1504억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된다. 현대차 1조3001억원, 기아 8503억원이다. 우선 두 회사는 2019년 포티투닷(당시 코드42) 설립 당시 초기 투자금(현대차 20억원, 기아 150억원)을 댔다. 송 사장을 영입한 이듬해인 2022년 현대차·기아는 포티투닷을 4277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두 회사는 2023년 3462억원, 2024년 2617억원, 2025년 1조978억원을 출자하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2조원을 넘게 투자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포티투닷은 2023년 938억원, 2024년 1754억원 등 매년 당기순손실이 누적되면서 작년 말 기준 결손금이 5590억원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의 지원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재무구조인 셈이다. 

스타트업 대표를 겸직한 그가 현대차그룹에서 수없이 충돌하는 동안 글로벌 완성차 회사는 자율주행에 대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테슬라는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 Driving)을 고도화하는데 성공했고 미국과 캐나다, 중국 등에 이어 지난달 한국에도 감독형 FSD 서비스를 도입했다. GM의 핸즈프리(Hands-free) 운전자 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 서비스도 지난 10월 한국에 출시됐다. 바이두, 샤오펑 등 중국 자율주행 기술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이다. 

이날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송 사장의 사임에 대해 "자체 기술 도전보다 엔비디아와의 협업에 집중하는 것이, 더 빠르게 더 많은 부분에서 테슬라와의 격차 축소를 견인할 것이라는 현대차그룹 수뇌부의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월 차세대 AI칩 '엔비디아 블랙웰'을 기반의 자율주행 개발에 나서는 등 엔비디아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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