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외아들 구형모 전무가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LX홀딩스의 지분 매입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구 전무가 LX홀딩스 최대주주인 구 회장 다음으로 주식을 많이 보유한 2대 주주라는 점에다 구 전무가 올해 초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는 점 등에서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구 전무는 이달 15일부터 19일까지 세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LX홀딩스 주식 총 5만여주를 사들였다. 매입에 투입한 비용은 약 4억원이다. 이로써 구 전무의 보유 지분은 기존 11.53%에서 11.59%로 확대됐다.
1987년생인 구 전무는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1남1녀 중 외아들이다. 구광모 LG회장의 사촌동생이기도 하다. LG전자 일본법인에서 차장급 직원으로 일하던 구 전무는 지난해 LX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해 공식 출범하면서 LX홀딩스 경영기획담당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LX그룹 출범 당시 구 전무의 LX홀딩스 보유 지분은 1%에 못 미친 0.59%(46만주)에 불과했으나 부친인 구 회장이 작년말 보유 주식 가운데 일부를 구 전무에게 증여하면서 11%대로 크게 늘었다.
구 회장은 작년 12월 자신의 자녀인 형모·연제 씨에게 LX홀딩스 주식 각각 85만주, 65만주를 증여했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의 보유 지분은 기존 40%에서 현재 20% 미만으로 줄긴 했으나 최대주주 지위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구 전무가 LX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LX홀딩스 주식을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 회장과 구 전무의 지분 격차는 8.4%포인트에 그친다.
범 LG그룹의 총수 일가는 장자가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구 전무는 올해 3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재계에선 구 전무의 승진이 LX의 경영권 승계 작업 준비의 일환으로 봤다. 구 회장의 나이가 올해 71세로, 구 전무의 등판 시기가 아주 멀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LX홀딩스 관계자는 "구 전무의 개인적인 일이라 매입 이유 등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