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사업으로 돈 벌고, 번 돈으로 탈(脫)석탄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 있어 눈길이다.
LX인터내셔널이 주인공이다. 석탄 광산을 보유하고 있는 LX인터내셔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석탄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가격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다만 석탄사업이 언제까지 호황일 순 없는 만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준비중이다.
석탄에 웃은 2분기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X인터내셔널의 2분기 매출이 4조82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22.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4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5.8%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 같은 실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석탄 값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2분기 사업의 시작점인 4월 첫째주 석탄(유연탄) 가격은 톤(t)당 207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79.6% 급증했다. 전 세계에서 6번째로 석탄을 많이 생산하는 러시아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전 세계적인 석탄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전쟁 덕에 LX인터내셔널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호주, 중국 등 에 위치한 석탄 광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해 석탄을 여러 국가에 판매하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LX인터내셔널의 자원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94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7%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팜유 가격 조정에도 석탄가격 강세와 석탄광 증산으로 실적 호조를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증권 업계에선 LX인터내셔널이 올 연간 최고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인드가 추정하는 LX인터내셔널의 올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19조3548억원, 8742억원이다. 이는 작년에 달성한 연간 최고실적(매출 16조6865억원, 영업이익 6562억원)을 가뿐히 넘는 성적표다.
친환경 사업도 속도
지난 2분기 급등한 석탄 가격에 덕을 본 LX인터내셔널이지만 최근엔 탈(脫)석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탄소를 대량으로 내뿜는 석탄에 대한 의존도를 축소하고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석탄 광산을 운영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니켈에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인도네시아 지역의 니켈 광산을 올해 안에 인수하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PBAT 친환경 원료 분야에도 진출했다. PBAT는 땅에 묻으면 6개월 안에 생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LX인터내셔널은 작년 11월 PBAT 사업 진출을 위해 SKC, 대상과 함께 '에코밴스(가칭)'를 설립했다. LX인터내셔널 360억원을 현금 출자해 이 기업의 지분 20%를 취득했다.
지난 2월엔 친환경 물류 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에코앤로지스부산을 자회사 형태로 설립했다.이 물류 센터는 재생 에너지 활용, 친환경마감재 적용 등 친환경 방식으로 건립된다. 2025년 상반기 운영을 목표로 현재까지 약 450억원이 투입됐다. 물류센터 설립엔 총 35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4월엔 바이오매스 발전기업인 '포승그린파워'를 DL에너지로부터 950억원(지분 70%)에 인수하며 친환경 발전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번 바이오매스 발전소 인수를 시작으로 연료 등 가치사슬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한단 계획이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작년부터 석탄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ESG 기조에 맞춰서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포승그린파워 인수로 사업 다각화와 이익체력 개선이 기대된다"며 "친환경 사업 확대를 통해 '석탄사업 투자배제' 관련 불확실성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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