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내셔널이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은 영향이다. LX인터내셔널은 연간 최대 실적에 힘입어 주주와 직원들에게 역대(과거 LG상사 시절부터 감안) 최대 배당금과 성과금을 지급했다.
다만 올해 연간 실적은 전년대비 둔화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지난해 비정상적으로 올랐던 광물 가격이 점차 안정화된 흐름을 보이면서다. 2년 연속 역대급 실적 달성에 따른 '역기저효과'도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역대 최대 배당에 성과금 800%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8조7595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2.4%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96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1% 급증했다. 2021년도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 같은 실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컸다. 전쟁 여파로 러시아산(産) 원자재 수출길이 막히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했고 가격이 크게 뛰었다. 러시아는 전 세계에서 6번째로 석탄을 많이 생산하는 국가인데 석탄은 LX인터내셔널의 주력 상품이다. 2021년 톤(t)당 평균 127달러였던 석탄 가격(호주탄)은 작년 9월 434달러까지 치솟았다. LX인터내셔널과 같은 종합상사 기업은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면 이익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린다.
다만 시장 전망치보다는 밑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연간 실적을 매출 19조1749억원, 영업이익 1조141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4분기 실적이 급감한 탓이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 4분기 매출 4조1121억원, 영업이익은 1579억을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 12.7%, 영업이익 42.1%씩 급감한 수치다.
4분기 실적이 전분기대비 급감한 것은 성과금을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한 영향이다. 업계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을 따라 성과급 800%(기본급 기준)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금은 이번달 내 지급될 예정이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성과금 기준이 개별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평균 800%다"며 "성과금 지급에 대한 일회성 비용을 4분기에 반영하면서 실적이 전분기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배당 규모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LX인터내셔널은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배당금을 1주당 3000원으로 책정했다. 총 배당규모는 1079억원으로 이는 전년대비 30.5% 증가한 수치다. LX인터내셔널은 주당 배당금을 2019년 300원→2020년 400원→2021년 2300→2022년 3000원으로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올해 실적 둔화 예상…"역기저 효과"
LX인터내셔널은 올해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크게 뛰면서 역기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급등한 원자재 가격도 점차 안정화를 보이는 단계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3일 유연탄(석탄) 가격은 138.5달러로 16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는 중이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지난해엔 러시아 전쟁 여파로 비정상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반사 이익으로) 영업익이 크게 뛰었다"며 "하지만 그 가격이 점차 안정화를 보임에 따라 올해 실적은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올해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고해서 '둔화' 혹은 '부진'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실적 둔화는 예상되지만 투자엔 더 공격적으로 나선다. LX인터내셔널은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니켈을 전략 육성사업으로 선정하고 인도네시아 내 복수의 광산 투자를 검토 중이다.
아울러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원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지속해나간단 구상이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바이오매스 발전소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 1월 유리 제조기업 '한국유리공업'에 대한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올해는 고물가, 수출 및 투자 부진 등 대외 여건 악화에 더해 금융위기 우려가 증폭되는 등 복합적인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경기 상승 사이클이 올 것에 대비하여 전략육성 사업 등 유망 분야에서 M&A나 지분 투자를 통한 인오가닉(Inorganic) 성장 기회를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