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홀딩스가 계열사들을 상대로 상표권 수수료를 받을 전망이다. 출범 2년을 앞둔 LX홀딩스는 그간 배당금 수익만으로 운영됐던 만큼 이번에 추가 수익을 거둬 재무 안전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X홀딩스는 'LX' 이름을 달고 있는 계열사 6곳을 상대로 올해부터 상표권 수수료를 걷는다. LX홀딩스는 LX인터내셔널, LX세미콘, LX하우시스, LX MMA, LX MDI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손자회사로 LX판토스를 품고 있다.
LX홀딩스는 2021년 5월 출범 이래 LX라는 상표 사용에 대한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지난해 계열사들과 상표권 사용계약을 맺었을 때도 무상 조건을 달았다. 당시 "추후 충분한 검토를 거쳐 유상 전환 시기를 정할 것"이라고 했는데 올해 들어 방향이 정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LX홀딩스 내부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LX라는 인지도가 어느 정도 높아졌다"면서 "지난해 말 즈음 계열사별로 상표권 사용계약 체결을 마치고 최근 수수료를 지불하는 내부 논의가 마무리되면서 최종 결정이 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LX홀딩스 관계자는 "올해 유상 전환 계획이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현재로서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상표권 수수료 산정은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2% 정도가 예상된다. 계약기간은 통상 3년이다. 대기업 중에서는 LG가 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LX홀딩스는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해 나온 회사인 만큼 LG그룹 방식을 이어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상표권 사용료는 매출을 기준으로 책정되기에 순이익 기준의 배당보다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불린다. 계열사 중에서는 지난해 매출이 18조7595억원을 기록한 LX인터내셔널의 상표권 수수료가 가장 높게 책정될 전망이다. 이어 LX세미콘, LX하우시스의 억대 수수료가 예상된다. 지난해 LX계열로 편입된 한국유리공업과 포승그린파워가 LXOOO 형식으로 사명을 변경하면 추가 수수료 확보도 가능하다.
자체 사업을 하지 않는 순수 지주사 LX홀딩스는 지난해까지 배당금 수익으로 버텨왔다. LX인터내셔널, LX세미콘, LX하우시스 등 세 개 자회사 배당 총액만 합쳐도 1800억원이 넘을 정도이지만 유지 비용이 만만찮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출범부터 홍보를 위해 TV와 지면 광고를 내보냈고 더불어 인건비 비중도 적잖았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유상으로 상표권을 사용하는 거래 기업은 2020년 46개에서 2021년 52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거래 규모는 1조3468억원에서 1조5207억원으로 12.9% 증가했다.
2021년 기준 LG가 344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LG는 지난해 3650억원 정도의 상표권 수수료 수익을 맛봤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어 SK, 한화 순으로 상표권 수수료 규모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