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이경남 기자]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 CES가 종료되면 소비자들은 '찜' 해둔 상품을 사기 위한 '기다림'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다면 CES 소개된 제품을 가장 빨리 만나볼 수 있는 곳은 어딜까. 바로 라스베이거스 남서부 쇼핑지구 아로요에 위치한 미국 대표 가전 유통 체인 '베스트바이'다. 이 지점은 CES에서 발표된 신제품들을 우선 진열하며 소비자의 진짜 반응을 살피는 테스트베드 역할도 하는 동시에 CES 직후 소비자가 가장 먼저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역시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베스트바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이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AI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더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다. 올해 북미 가전 시장의 상황 또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에게 베스트바이와의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지난 8일(현지시각) 아로요 내 베스트바이를 찾아 삼성전자 북미 가전 사업의 성장 방향성을 살펴봤다.
AI가전=삼성, 북미 공략 도우미 '베스트바이'
아로요 쇼핑센터 내 베스트바이에 입장하면 우선 거대한 매장 크기에 놀라고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삼성 CI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이 매장은 축구장 절반 정도 크기에 달하는데 가전 제품 공간 맨 앞줄 중심에는 삼성전자 가전들이 고객들을 가장 먼저 반기고 있다. 벽면에는 대형 TV들이 제조사별로 전시돼 있는데 정가운데 삼성전자 제품이 가장 크게 차지하고 있다. 배치하는 자리는 베스트바이가 직접 선택하며 소비자 만족도가 이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삼성전자의 북미 내 위상을 한눈에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발길을 조금 더 옮기면 삼성전자의 브랜드 쇼룸과 마주하게 된다. 브랜드 쇼 룸은 삼성전자와 베스트바이가 전략적 협업을 통해 마련한 전용 공간이다. 삼성전자가 기기 간 연결 플랫폼 스마트 싱스를 인수한 이후부터 이러한 형태를 통해 삼성전자의 생태계를 직접 고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이클 맥더뭇 삼성전자 미국법인 CE부문 부사장은 "베스트바이와 삼성전자는 지난 수년간 소비자 가전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AI컴패니언 전략에 있어 베스트바이와의 파트너십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AI 가전=삼성' 공식을 쓰겠다고 선언한 삼성전자에게 더욱 중요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 기간 중 개최한 단독 전시회 '더 퍼스트 룩(The FirstLook)을 통해 밝힌 것처럼 핵심 가전에 AI를 모두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대 소비자 접점인 베스트바이의 역할이 한층 더 커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쌓아온 북미시장 선호 브랜드 1위라는 업적과 베스트바이 등 협력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같은 흐름을 더욱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전시된 삼성전자의 가전들도 AI 가전이 전면에 배치됐다. '비스포크 AI 콤보', '비스포크 AI 벤트 콤보(Vented Combo)'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세탁기' 제품이 등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신기술에 대한 수용도가 높다는 점을 바탕으로 AI가전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베스트바이가 삼성전자의 제품들을 전면에 세운 셈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그레이스 살라스 베스트바이 직원은 "(삼성전자 제품은)사용하기가 편리하고 이 부분이 소비자들에게 설명시 큰 장점이 된다"라며 "AI기능이 소비자에게 큰 혜택으로 돌아가고 큰 편의성을 줄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북미 가전 시장 침체? 삼성은 다르다
업계에서는 올해 북미 가전 시장은 다소 더딘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 시장 조사 기관 닐슨아이큐는 올해 북미 대형가전의 성장률은 0.4%, 소형가전의 경우 1.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가전 시장의 성장을 좌지우지 하는 교체수요와 주택시장의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마이클 부사장 역시 "미국 가전 시장 업계 자체는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가전에 AI라는 신기술을 통해 이러한 부정적인 시장 전망을 이겨낸다는 전략이다. 그는 "올해 AI기술이 탑재된 여러 신제품들이 도입될 예정이고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제품"이라며 "(AI가전 등)시장 전체하는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까지 미미하기 때문에 많은 성장 잠재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을 통해 어떻게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둘지 고민하고 있다"라며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인지도와 입지는 확고하게 구축해 놨고 제품의 신뢰성, 품질 등에서도 경쟁력을 계속해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 첫 출시했던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를 미국 주택 구조 특성을 반영한 벤트 타입을 추가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70% 이상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가전시장의 부침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저력을 보여줬다.
마이클 부사장은 "첨단 AI 가전과 스마트싱스 연결성, 제품 신뢰성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가전이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개별 제품의 편의성을 넘어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는 AI 제품 솔루션 회사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