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한민국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젠슨 황의 방문에 유독 반응이 뜨겁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이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들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상황에 기인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엔비디아가 AI 시대 주도권을 쥐면서 젠슨 황 CEO과 함께 하게 되면 AI 밸류체인 합류라는 '인증'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한국은 AI 반도체 공급망과 제조·로보틱스 기반을 동시에 갖춘 시장으로, 우호적 관계를 대외적으로 부각할 수 있는 유인이 크다는 평가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이날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이어 서울 홍대입구 인근으로 이동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삼겹살 회동'에 나선다. 이후 8일까지 국내 게임업계, 인공지능 및 로봇 스타트업, 대학 연구진 등을 연이어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부터 젠슨황 CEO가 방문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대만, 영국, 프랑스, 스위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8개국으로 압축된다. AI 업계에서는 권역별로 방문 목적이 명확하게 나뉘는 점에 주목한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UAE, 영국, 프랑스, 스위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잠재 고객으로 보고 직접 세일즈에 나섰다는 평가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이전에는 엔비디아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국가였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대 중국 매출이 9% 수준으로 급격하게 줄었지만 시장이 다시 열릴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중동은 아직까지 엔비디아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AI 인프라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언제든 핵심 고객이 될 수 있다.
영국, 프랑스, 스위스 등의 유럽국가 방문은 AI 산업 확대 속 데이터 주권을 강조해 하며 핵심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세일즈였다는 평가다. 유럽은 인터넷과 모바일 플랫폼 경쟁에서 미국 빅테크에 주도권을 내줬다. 검색과 클라우드, 모바일 운영체제, 소셜미디어에 이어 생성형 AI까지 미국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경우 데이터와 산업 주권이 미국에 종속될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젠슨 황은 유럽 각국의 자국 언어, 데이터, 산업구조 맞춤형 AI 구축 필요성을 제시, 이를 위해서는 엔비디아의 AI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빅테크 의존도 감소라는 유럽의 정치적 요구에 맞춰 엔비디아의 AI 생태계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마케팅에 나선 셈이다.
한국, 일본, 대만의 방문 목적은 사뭇 다르다. 한국과 대만의 경우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파트너라는 성격이 더욱 강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만은 TSMC, 폭스콘, 콴타 등을 중심으로 제조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글로벌 대표 로보틱스 강국인 데다가 소프트뱅크라는 글로벌 AI 핵심 투자 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피지컬AI 생태계의 주도권을 함께 쥐려는 엔비디아 입장에선 놓치기 어렵다.
한국은 대만과 일본의 특징을 복합적으로 갖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공급망이다. 동시에 한국은 메모리, 전장, 로보틱스, 제조업 기반이 탄탄해 엔비디아가 AI를 실제 산업 현장으로 확장하는 데 필요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다.
AI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젠슨 황 CEO가 대만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하고 한국을 방문하지 않아 AI 생태계에서 소외된다는 평가도 있었다"라면서 "그러나 지난해 10월 방한을 전후로 HBM 공급 중요도가 매우 커지면서 한국과의 관계가 중요해졌고 올 들어서는 AI 생태계 확대 속 파트너십 확대라는 새로운 기조 아래 다시금 방문하게 됐다. 공급망 리스크 축소와 AI 생태계 확대라는 지점에서 장점이 명확하다"고 짚었다.
국내 기업들로서도 엔비디아가 내미는 손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잠재된 기술력을 젠슨황 CEO가 직접 인증해 주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서다. 실제 젠슨 황 CEO와 회동한 기업의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젠슨 황과 기업 총수 간 회담이 성사만 되면 AI 밸류체인 합류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상황이 지난해부터 나타나고 있다"라며 "한국 기업에서는 젠슨 황 방한을 더욱 적극적으로 내걸 만한 이유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