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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HBM4 연내 승인 임박?…주도권 회복 '카운트다운'

  • 2025.12.04(목) 14:46

PRA 통과 '개발 완료'…엔비디아 평가도 막바지
루빈·울트라 초도 물량 경쟁…선점이 판가름
HBM4E 16단 이상 적층…하이브리드 본딩 변수

삼성전자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개발을 사실상 마무리하며 품질 인증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 최근 내부 생산준비승인(PRA)을 통과하면서 '개발 완료' 신호를 공식화,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가 이르면 연내 긍정적인 평가를 전달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른다. HBM3E에서 내줬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분기점이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HBM4 이상 無"…빨라지는 승인 시계

'PRA 통과'는 곧 HBM4 개발이 끝났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10나노급 D램 위에 자체 4나노 공정으로 만든 로직 칩을 올려 속도와 대역폭을 크게 끌어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초당 11Gb 속도, 3.3TB/s 대역폭을 구현한 것으로 알려진다. 행사서 미리 공개된 36GB HBM4 시제품 역시 기술 완성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

증권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제출한 HBM4 샘플에서 특이 성능 이슈가 없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엔비디아 승인 시점이 연내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KB증권은 "공정 단계에서 품질 리스크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연내 승인 가능성을 높게 봤고, 트렌드포스와 디지타임스도 "12월 중 긍정적 회신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HBM4 승인 시점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루빈' 공급 일정과도 맞물린다. 루빈에는 HBM4가 8개, 2027년 출시 예정인 '루빈 울트라'에는 12개가 탑재된다. 초기 확보 물량이 크기 때문에 선점하는 기업이 공급망 우위를 점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4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연내 승인 후 내년 초 공급에 나선다면 HBM3E에서 벌어진 격차를 단기간에 좁힐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최근 조직 개편도 같은 흐름이다. 지난해 신설했던 'HBM개발팀'을 D램개발실 산하 설계 조직으로 재편한 것은 기술 성숙도를 자신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담팀을 본류 개발 체계로 흡수, 차세대 HBM 개발 라인을 정비한 셈이다.

시장 내에선 "HBM 성장세가 삼성전자 실적에 직접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이 18조원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50% 넘게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범용 D램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오르고 내년 HBM 출하량도 올해의 3배까지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박 연구원은 "D램 가격이 4분기 46%, 내년 1분기 20% 추가 상승할 것"이라며 "DS 부문 영업이익은 4분기 15조원대, 내년 1분기 19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운드리 2나노 수율 개선도 내년 실적을 끌러올릴 추가 요인으로 지목된다. 스마트폰·TV 등 세트 사업이 비수기에 들어가지만 메모리 회복세가 전사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 DS부문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적층 기술' 리셋…불붙는 본딩 전쟁

HBM4 승인 경쟁이 막바지에 가까워지며 업계 관심은 자연스레 차세대 적층 기술로 향하고 있다. 다음 세대인 HBM4E에서는 16단 이상 적층이 요구되는데 기존 범프 기반 TC 본더로는 물리적 한계가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HBM4E부터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이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범프 없이 칩을 직접 접합해 신호 손실을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기술 난도는 훨씬 높다. 초기 수율이 낮게 출발할 수 있어 공정 제어 능력이 기업별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전환 국면서 상대적 우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메모리·로직·파운드리를 모두 보유한 유일 기업으로, 베이스다이부터 적층 공정까지 단일 체계서 설계·생산이 가능한 구조다. HBM4E에선 공정 전환 속도가 중요해지는 만큼 삼성전자에 유리한 지형이라는 분석도 있다.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TSMC는 최근 기술 행사에서 HBM4E 베이스다이를 자체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C-HBM4E'라는 이름을 내걸고 첨단 공정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으로, 파운드리 주도권을 HBM까지 확장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이 경우 차세대 HBM 경쟁 구도는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적층 장비 생태계 역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ASMPT, 한미반도체, LG전자 등 주요 장비사가 앞다퉈 하이브리드 본더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경쟁이 본궤도에 올랐다. 다만 일각에서는 "HBM4E에서도 TC 본더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고 과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HBM4E는 각사 기술 포트폴리오가 총동원되는 라운드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설계와 생산을 한 체계에서 묶어낼 수 있는 강점을 얼마나 현실적인 성과로 연결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 특징./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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