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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달러'에 현대차 웃고 아시아나 울고

  • 2022.10.02(일) 12:00

환율 민감 업종 ‘강달러 효과’ 분석하니
반도체·자동차, 수출비중 높아 이익 개선
항공, 달러 부채 많아 외화손실 확대

달러 강세가 지속 되면서 업종별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자동차 업계 등은 웃고 '달러 빚'이 많은 항공업계는 울고 있다. 조선과 디스플레이 업계도 환율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환 헤지(hedge, 위험 회피) 효과로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만큼 표정은 밝지 않다.

현대차, 환율 10원 오르면 이익 1800억 증가

30일 한국신용평가는 환율에 민감한 조선·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항공운송 산업의 연간 환율효과를 분석했다. 올 하반기 영업여건이 상반기와 차이가 없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430원을 유지한다는 조건에서다.

이 조건에서 SK하이닉스의 올 하반기 달러 강세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효과는 3조6000억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올 상반기까지 포함한 연간 환율 효과는 5조4000억원에 이른다. 반도체는 100% 미국 달러로 결제되는 산업으로, 달러 가치가 뛸수록 반도체 이익은 높아지는 구조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의 영업환경은 나빠지고 있어, 실질적인 환율효과는 상당부분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9600억원으로, 실적 추정치 평균인 컨센서스(2조4000억원)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달러 강세로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 늘어나는 효과를 볼 것으로 분석됐다. 기아차의 하반기 영업이익 개선 효과는 1조3000억원이다. 연간 환율 효과로 인한 영업이익 개선은 현대차 2조7000억원, 기아 2조2000억원에 이른다. 

현대차와 기아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0원 오르면 1800억원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기아의 국내 생산량 중 60%가량을 수출하는 덕분이다. 반면 부품은 국내와 중국으로부터 조달받고 있어 달러 지출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KB증권은 현대차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3조1745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효과로 늘어나는 이익은 차 한 대당 817만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 20억불 순외화부채 부담

조선업과 디스플레이업계의 환율효과는 크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 헤지 전략 때문이다.

올 하반기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환율로 인한 영업이익 개선효과는 각각 1500억원, 12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됐다. 헷지 효과가 없었다면 영업이익 개선효과는 각각 4000억원, 2700억원에 이른다. 

한국신용평가는 삼성중공업은 외환 유출입에 대해 완전 헤지 전략을, 현대중공업은 수주잔고의 40%에 대해 환 헤지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달러 강세에 따라 올 하반기 7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 개선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의 매출 중 달러 결제 비중이 97%에 이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영업이익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부품 등 매입할 때 달러화 결제 비중이 70%로 높은 편이고, 통화선도계약을 통해 환율변동위험을 피하고 있어서다. 

대한항공보다 아시아나 충격 큰 이유는

항공기 매입으로 대규모 외화부채를 일으키는 항공업계도 부담이 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 하반기 각각 3300억원, 4000억원의 외화관련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그나마 대한항공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외화차입금 일부에 대해 통화이자율스왑 계약을 맺고 있어서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수입·비용을 일치하는 전략인 매치, 외화결제 시기를 당기거나 미루는 리딩·레깅 등 자연 헤지만 활용하고 있어 외화관련손실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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