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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소재 강자로'…LG화학 체질개선 드라이브

  • 2023.06.26(월) 14:19

신학철 부회장 “배터리소재 시장판도 바꿀 혁신”
‘단입자 양극재’ 국내 최초 양산 시작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그래픽=비즈워치

“배터리 소재 기술력과 다각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글로벌 최대 종합 배터리 소재 회사로 도약할 계획이다.”

LG화학이 신학철 부회장 진두지휘 하에 배터리 소재 리더십을 이어간다. 최근 사업구조 재편을 예고한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 양산에 돌입하는 등 배터리 소재를 중심으로 한 혁신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단입자 양극재, 배터리 수명·용량 과제 풀 열쇠’

단입자 양극재를 양산하는 LG화학 청주공장 /사진=LG화학

LG화학은 이달부터 청주 양극재 공장에서 차세대 배터리용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 양산을 시작했다. 국내서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를 양산하는 것은 LG화학이 처음이다. 

첫 생산 물량은 오는 7월부터 글로벌 고객사로 보내진다. 오는 2027년까지 단입자 양극재 생산라인을 구미 공장으로 확장하고 총 생산규모를 연산 5만톤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초기 양산시 단입자 양극재와 기존 양극재를 2:8 비율로 혼합 생산한 후 순차적으로 단입자만 100% 들어간 양극재로 바꿔나갈 방침이다. 또 최초엔 파우치형 적용 제품을 위주로 양산하고, 향후 4680원통형 배터리(지름 46mm·길이 80mm) 등에 확대 적용키로 했다.

단입자 양극재는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인 수명과 용량을 늘릴 수 있어 주목도가 높다. 기존 양극재는 금속 입자들을 작게 뭉쳐 만든 다입자 구조라 충·방전이 반복될수록 소재 간 틈이 벌어진다. 그 틈에서 발생한 가스가 전지 수명을 단축시킨다. 

반면 단입자 양극재는 니켈·코발트·망간 등 여러 금속이 하나의 입자형상으로 만들어져 가스 발생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배터리 수명이 기존 대비 30% 이상 늘어난다.

기존 대비 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단입자 양극재의 특징이다. 이에 배터리 용량은 10% 이상 향상된다. 가령 기존 양극재로 만든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1회 충전 시 500km를 간다면, 같은 크기의 단입자 양극재 배터리로는 55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 LG화학이 양산한 단입자 양극재는 니켈 함량이 80~85% 이상이어서 ‘하이니켈’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LG화학 관계자는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고출력·고용량 특성을 지녀 주로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된다”고 부연했다.

LG화학은 단입자 양극재 관련 연구개발을 시작한 지 2년여 만에 양산에 성공했다. 2021년 당시 배터리의 가스 발생 문제가 고객사의 애로사항인 것을 파악,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배터리 수명 저하 문제가 그간 전기차 보급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여겨져 왔던 만큼 회사는 단입자 양극재가 기존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는 미래 배터리 소재 시장의 판도를 바꿀 혁신이자 고객들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할 열쇠”라고 평가했다.

첨단소재부문 중심 ‘선택과 집중’ 드라이브

LG화학 신성장동력 투자계획 및 목표 /그래픽=비즈워치

이번 단입자 양극재 생산으로 LG화학이 최근 예고한 신성장동력 중심의 체질개선에도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LG화학은 이달 19일 배터리 소재·친환경 소재·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고부가가치사업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해 글로벌 경기침체 돌파구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양극재와 분리막 등을 아우르는 배터리 소재는 신성장동력 가운데서도 가장 핵심으로 꼽힌다. 투자금액과 목표매출 모두 3대 신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에 2025년까지 6조원을 투자해 2030년경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LG화학 주요 사업부문 영업이익 /그래픽=비즈워치

배터리 소재 사업의 호실적이 목표 실현 가능성을 높인다. 해당 사업을 영위하는 LG화학 첨단소재부문은 지난해부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력사업이었던 석유화학부문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LG화학 첨단소재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540억원, 2분기 3350억원, 3분기 4160억원, 4분기 18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9230억원으로 전년 2360억원 대비 291%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4조8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66% 이상 올랐다.

석유화학부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꺾여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4% 급감했다.  해당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66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508억원에 그쳤다.

매출 규모가 비교적 작은 생명과학부문과 비교했을 때에도 석유화학부문은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 평균치를 살펴보면 생명과학부문이 8%대였다. 4%대인 석유화학부문보다 2배 가량 높다. 

이러한 주요 사업부문의 상반된 기조는 올 연말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 매출 비중이 2020년 46%에서 2023년 30%까지 하락하는 반면 배터리 셀·소재 부문 매출 비중은 2020년 41%에서 2023년 62%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첨단소재 부문은 성장세가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배터리 양극재와 분리막 등 첨단소재 사업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테네시주에 4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장 설립을 발표했고, 분리막 사업의 북미 진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LG화학 양극재 사업은 지난 2021년 1조4000억원에서 이듬해엔 4조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했고, 올해 역시 6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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