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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엄마차 '하이랜더 타보니…이 덩치에 연비 15km/ℓ

  • 2023.07.31(월) 07:00

[차알못시승기]
묵직한 주행감과 높은 연비 장점
센터페시아 개선…협소한 3열 아쉬움

토요타의 하이랜더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토요타코리아가 올해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4종에 달한다. 하반기에도 하이랜더를 포함해 최소 3종의 신차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하이랜더는 2001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모델로, 국내에 출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8일 하이랜더를 타고 인천 영종도~파주 출판단지 약 110여km 구간을 시승했다. 하이랜더는 탄탄하고 묵직한 주행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준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임에도 15km/ℓ를 넘어서는 연비가 가장 매력 포인트였다. 다만 비좁은 3열 좌석, 수동 방식의 좌석 폴딩은 아쉬웠다. 

'미국 엄마차' 한국 왔다

/영상=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하이랜더는 미국 내에서 매년 22만~26만대가 판매되고 있는 스테디셀러 모델로, 이 시장에선 '엄마차'로 불린다. 오히려 브랜드 원산지인 일본보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 지난해 11번째로 많이 판매된 스테디셀러 모델"이라며 "미국의 사커맘(자녀들을 축구 교실에 데려다 주는 등 자녀교육에 적극적인 미국 중산층)에게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 꾸준히 팔리고 있는 건 아마 실용성을 우선시하고 큰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서일 것이다. 하이랜더의 전장은 4965mm, 전폭은 1930mm, 전고는 1755mm다. 차급이 비슷한 펠리세이드보다 전장과 전폭은 30mm, 45mm씩 짧고 전고는 5mm 가량 높다.

개인적으로 외관은 세련되지 않았지만 크게 모나지도 않게 무난했다. 외관 전면부는 토요타 SUV 패밀리 룩이 적용됐다. 차체는 하이랜더가 더 크지만 외모만 비교하면 RAV4와 비슷한 형태다.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차고가 높은 편에 속해서인지 운전자 석에 앉으면 탁 트인 전방 시야가 한눈에 확보됐다. 과거 올드하다고 지적받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대폭 개선됐다. 특히 디스플레이 하단에 위치한 버튼 크기가 큼지막해 주행 중에 조작하기 편할 듯 싶었다. 이날 같이 차량을 시승한 기자는 "미국 소비자들이 (디자인에 대해) 직관성을 중요시하다 보니 이에 맞춰 버튼도 큼지막하게 디자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트렁크 공간 역시 넉넉했다. 3열 좌석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적재 공간은 838리터(ℓ)에 달한다. 캠핑을 즐겨 하거나 짐을 실을 일이 많을 소비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듯 했다. 다만 3열 시트를 펼치면 트렁크 적재 공간은 305ℓ로 줄어든다. 

/사진=나은수 기자=curymero0311@

시승 동안 하이랜더는 안정적인 주행 능력을 발휘했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실내는 조용한 편이다. 타이어 휠 크기(20인치)가 큼지막한데도 노면의 거친 질감이나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도로 최고 제한 속도인 시속 110km 범위 내에서는 풍절음도 발생하지 않았다. 

앞으로 내달리는 직진성도 우수한 편이지만 하이랜더의 매력은 아마 묵직한 주행감에 있을 듯싶다. 민첩함보다 오히려 탄탄하고 중심을 꽉 잡아주는 주행감이다. 엑셀을 밟고 묵직하게 나아가는 것을 느끼면서 '이 정도면 훌륭하지'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차체가 중심을 잡 잡는지 궁금해 고속도로 구간에서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며 주행해봤다. 위험하지 않을 정도로 스티어링휠을 이리저리 흔들었을 때도 차체가 중심을 잘 잡아줬다. 큰 차 일수록 자동차가 받는 횡풍(전면이 아닌 측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커 중심을 잡기 힘들기 마련이지만 하이랜더는 중심을 잘 잡아줬다. 차량에 장착된 후륜모터는 필요 시에만 뒷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한다. 전륜 후륜의 구동력을 100:0에서 최대 20:80까지 자동으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연비 15.3km/ℓ 실화니?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하이랜더의 시승평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덩치값 못한다'로 요약할 수 있을 듯싶다. 이 차의 장점과 단점을 표현하는데 이만한 문장이 없을 듯 싶다. 

우선 덩치에 비해 장점은 연비다. 시승 동안 전면 디지털 계기판에 떠있는 연비를 보면서 든 생각은 '이만한 덩치에 연비가 이렇게 높은 연비가 나올 수 있나'였다. 이날 110여km를 시승을 한 뒤, 최종 확인한 연비는 15.3km/ℓ로 정부공인연비(13.8km/ℓ)보다도 더 높게 나왔다. 토요타코리아 측에 따르면 이날 시승행사에서 가장 높은 연비는 22km/ℓ 였다.

현재 이 차급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차를 타고 싶지만 연비도 중요한' 소비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듯싶다. 이번 국내에 출시되는 하이랜더의 가격대는 6600만~7400만원대다. 차의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하이브리드, 4륜 구동 모델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가격대다. 

하이랜더 3열 좌석은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매우 협소하다.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덩치에 비해 단점은 3열 공간이다. 7인승이라고 하지만 3열 시트는 굉장히 비좁은 편이다. 어린 아이, 여성이 앉을 수는 있겠지만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불편했고 레그룸도 매우 협소했다. 때문에 평소엔 4인승용으로 3열을 폴딩한 뒤 트렁크 공간으로 넉넉하게 활용하고, 필요시에만 7인승으로 타는 게 실용적일듯 했다.

안정적인 주행감을 확보하기 위해 3열의 공간감을 양보했다는 게 토요타코리아 측 설명이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뒷좌석을 넉넉하게 가져가면 무게중심이 뒷쪽으로 쏠리고 차체 밸런스가 떨어지면서 주행감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좌석을 폴딩하는 방식이 수동인 것도 아쉬웠다. 요즘 출시되는 대부분의 차량은 버튼을 누르면 스스로 좌석이 접히는 게 일반적이다. 하이랜더의 경우 좌석 뒷편에 위치한 버튼을 당겨 접는 식인데 이 버튼 마저도 뻑뻑해 폴딩이 쉽지 않았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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