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틀리가 국내에서 시도하는 사업에는 '브랜드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지난해 3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를 적용한 플래그십 쇼룸을 세계 최초로 국내에 오픈한 데 이어, 올해는 국내 예술작가와의 협업으로 만든 리미티드 에디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예술작가와 손잡고 차량을 출시한 것 또한 브랜드 출범 이래 처음이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가 26일 공개한 아티스트 협업 한정판 스페셜 모델은 '컨티넨탈 GT 코리아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한정판 모델 제작엔 추상화가인 하태임 작가가 함께했다. 차량 외장과 내장 디자인 곳곳에는 작가의 시그니처인 '컬러밴드'가 물들어 있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가 국내 예술작가와의 협업을 결정한 건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컨티넨탈 GT 출시 2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의견이 모였고, 이때 하태임 작가와의 협업이 추진됐다. 새로운 시도를 마주한 건 하태임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으로 캔버스가 아닌 고가 자동차에 컬러밴드를 입혀보게 된 것이다.
유례없던 도전의 끝에서도 '사상 최초'라는 타이틀이 탄생했다.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실내 에어벤트와 도어 하단의 트레드플레이트에 색이 입혀졌다. 실내 에어벤트에 분홍색 컬러밴드를 입힌 건 작가가 가장 공들인 부분이기도 하다. 하태임 작가는 "벤틀리의 우아함에 작은 자수를 놓은 것 같은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국내에 단 10대 한정 판매된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는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삼고 완판하겠다는 포부다. 크리스티안 슐릭 벤틀리모터스코리아 총괄상무는 "고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사전계약도 잘 이뤄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는 이번 협업을 발판 삼아 향후에도 다양한 도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시장 주력하는 이유
벤틀리모터스코리아가 이 같은 시도를 하는 건 국내 고객이 '수입차 큰손'으로 떠올라서다. 최근 고가 수입차 시장 확대에 힘입어 벤틀리모터스코리아도 국내에서 3년 연속 판매량 신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2021년 506대에 이어 2022년 775대, 2023년에는 810대를 기록했다. 국내 벤틀리 판매량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많으며, 세계 시장에서는 2년 연속 5위를 지켜냈다.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올해는 1만대 판매도 노려볼 만하다. 다만 올해 1~2월 판매량이 합산 24대로 전년 같은 기간 133대보다 82% 쪼그라들어 남은 기간 전력 질주가 불가피하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는 이번 부진에 대해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시행 등의 여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는 그러면서도 추후 판매량 확대를 자신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도 반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가 있긴 하지만 고소득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 수요는 꾸준할 것이란 게 이유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소득층은 경기침체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면서 "이들은 수억원을 호가하는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