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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팔색조 변신]②굼뜨다간 훅 간다

  • 2015.07.22(수) 13:04

싸이월드·야후, 트렌드 놓쳐 주도권 뺏겨
혁신 위해 고유색도 바꿔..파격행보 이어져

모바일 시대를 맞아 인터넷 기업들의 서비스 출시 속도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갈수록 움직임이 민첩해지는 것은 새로운 정보기술(IT) 트렌드를 놓치면 경쟁에서 밀리거나 곧바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기업들은 변화의 태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업 방향을 과감히 틀어버리거나 아예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트렌드 놓치면 곧바로 몰락

 

국내 인터넷 서비스 가운데 트렌드를 놓쳐 몰락한 대표 사례로 '싸이월드'가 꼽힌다. 지난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는 사실 페이스북보다 5년이나 먼저 태어난 인맥구축서비스(SNS)였다. '도토리'라는 사이버머니를 통해 SNS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 품에 안긴 이후 한때 3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승승장구했으나 PC에서 모바일로 바뀐 환경에 굼뜨게 대응하다 결국 후발주자인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 주도권을 뺏겨 버렸다.

 

페이스북도 싸이월드처럼 데스크톱 PC 시절부터 서비스를 했던 곳이다. 하지만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 달랐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시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비를 쏟아붓는 등 이 분야에 '올인'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2년 온라인 사진공유 사이트 '인스타그램'을 무려 1조원 이상을 들여 인수하는 등 발빠른 대응으로 모바일 시대를 적극적으로 맞이했다. 이에 힘입어 페이스북은 최근 모바일 광고 분야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33억달러(약 3조76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6% 급증했다. 이 가운데 모바일 광고 비중은 3분의 2를 넘는다. 


'타이밍'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또 다른 사례가 야후(Yahoo)다. 지난 1994년에 설립된 야후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인터넷의 관문 역할을 맡아왔지만 뚜렷한 신기술이나 비전이 없었고 모바일 대응에 실패하면서 존재감이 거의 사라졌다. 인터넷 업계에선 기업들의 흥망성쇠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어 대대적인 혁신 없이는 '영원한 1등'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네이버, '대세' 쇼핑 맞춰 검색 방향 틀어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네이버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고유의 색깔을 버릴 정도의 파격적인 행보도 서슴치 않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초 검색의 방향을 정보전달에서 쇼핑으로 전환한다고 선언, 쇼핑과 관련된 모바일 플랫폼이나 전자결제 등을 내놓고 있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상품에 대한 검색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과 알리바바, 페이스북 등 글로벌 경쟁사들의 서비스 방향이 쇼핑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구글에 이어 페이스북은 최근 자사 서비스에 '구매하기' 버튼을 달고 쇼핑 기능을 실험하고 있다. SNS 페이스북 안에서 사용자들이 구매 및 결제, 배송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묶어두려는 의도다.

 

네이버에 따르면 자사 검색창에 입력되는 검색어의 34% 가량이 쇼핑 관련 키워드일 정도로 쇼핑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 사용자 네명 가운데 한명이 주 1회 이상 쇼핑 목적으로 검색을 하고 있으며, 지식쇼핑으로 유입되는 트래픽 중 90%가 검색을 통해 발생할 정도로 쇼핑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6일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 IP 카메라 ‘토스트캠(TOAST CAM)’ 출시하고 CCTV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태생이 게임업체인 NHN엔터는 본업인 게임과 거리가 먼 사업에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성장이 정체되는데다 정부의 웹보드게임 규제가 계속되면서 새로운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NHN엔터는 웹보드게임 규제 여파로 지난해 2분기 연결 기준 73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이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더 이상 게임에 기댔다가는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 최근 전자결제와 CCTV, 클라우드 등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분야에 진출하면서 탈피를 본격화 하고 있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인터넷에 접속하는 횟수와 시간이 늘어나면서 기업들도 IT 트렌드 변화에 더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라며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서비스 제공도 속도감 있게 해야 이용자들이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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