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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제로' IRP 대전…미래에셋, 여전히 절대 강자

  • 2021.06.10(목) 07:00

올해 IRP 적립금 증가 절반이 미래 몫
경쟁사들 다른 묘수찾기에 골몰할 듯

얼마 전 삼성증권이 포문을 연 '수수료 제로(0)' 전쟁에 다른 증권사들이 속속 참전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이 독주하는 증권업계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에 지각변동이 올 지가 관심이다.

아직까진 미래에셋증권이 쌓아놓은 장벽은 여전히 높아 보인다. 빅5 증권사들을 위시한 경쟁사들의 거센 도전에 놀라긴커녕 오히려 그 격차를 벌려가는 모습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수수료 '0' 경쟁에도 미래에셋에 자금 집중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자기자본 기준 국내 5대 증권사들의 IRP 적립금은 지난해 말 5조8400억원대에서 올해 5월 말 7조원 후반대까지 2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미래에셋증권의 IRP 적립금은 2조5000억원대에서 3조5000억원대로 1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5대 증권사 전체 IRP 적립금 증가분의 절반이 미래에셋증권의 몫일 정도로 절대적이다.

특히 4~5월 성과가 주목할 만하다. 지난 4월 중순 삼성증권이 국내 최초로 IRP 계좌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다이렉트 IRP를 내놓은 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사는 물론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등 중형급 증권사까지 앞다퉈 비대면 IRP 상품의 수수료를 없애면서 이른바 'IRP 수수료 대전'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IRP는 평생 사용하는 계좌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투자자들은 매년 발생하는 수수료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수수료율 차이가 곧바로 수익률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비대면 IRP 상품의 경우 가입이나 운용에 있어 증권사 간 변별력이 별로 없어 투자자 입장에선 수수료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삼성증권이 아니라 어느 증권사가 먼저 수수료 제로 카드를 꺼냈더라도 그 불씨는 업계 전체로 번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도전자들의 기대와 달리 미래에셋증권이 IRP 시장에 쌓아놓은 철옹성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기세다. 4~5월 미래에셋증권의 IRP 적립금이 3000억원 넘게 늘어나는 동안 다른 대형사들의 개별 적립금 증가액은 1000억원을 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IRP 적립금 2위 증권사로 미래에셋증권 추격의 선봉장으로 나선 삼성증권은 수수료 면제 효과가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며 통계 공개조차 꺼리는 분위기다. 

미래에셋증권 본사 전경./사진=미래에셋증권 제공

미래에셋 견고…경쟁사 다른 묘수 찾아야 

미래에셋증권은 자타 공인 증권업계 연금 최강자다. 일찌감치 연금시장 공략에 전사적인 노력을 쏟아부으면서 모든 직원의 '연금전문가화'를 추구했다.

코로나19 대유행 훨씬 전인 지난 2018년에는 국내 최초로 비대면 연금전문컨설팅 조직인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세워 비대면 고객들에 대한 밀착 관리에 들어갔다. 30여명의 전문 인력이 종합연금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입소문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지난해 연금자산관리센터를 통해 들어온 연금자산만 940억원에 달한다.

업계 최초로 IRP에서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상장 리츠(REITs)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고 300여 개의 원리금보장형 상품과 1300여 개의 국내외 펀드, 400여 개의 ETF와 ETN, 리츠 등 업계에서 가장 많은 상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증권의 갑작스러운 IRP 수수료 면제 선언에 허를 찔리긴 했지만 곧바로 맞불을 놓는 것도 모자라 더 적극적인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가장 뛰어난 인프라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한 미래에셋증권의 아성에 도전하는 다른 대형사들은 또 다른 묘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트렌드와 더불어 은행과 보험사 등에 쏠렸던 퇴직연금 시장의 무게추가 증권사로 이동하면서 IRP 주도권을 잡으려는 증권사들의 경쟁은 앞으로 더 과열될 것"이라며 "미래에셋이라는 절대 1강을 잡으려는 타 증권사들의 도전 역시 더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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