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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키우고 내실 채운 키움증권, 종투사 행보도 '주목'

  • 2021.08.12(목) 15:05

[워치전망대]
상반기 순익 5천억 육박…벌써 작년 3분의 2
대규모 자금 조달도 완료…종투사 준비 '끝'

동학개미운동의 최대 수혜 증권사 키움증권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5분기 연속 2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강력한 실적 DNA를 과시하고 있다. 리테일 시장에서의 강력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투자은행(IB) 부문까지 힘을 합친 결과다.

키움증권은 또 다른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몸집을 키우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준비를 마쳤다. IB의 실적 고공행진에다 종투사 전환에 따른 신성장동력 확보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순익 2천억은 기본…'실적 체력 증명' 

12일 키움증권이 발표한 2분기 순이익은 2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2215억원 대비 0.2% 줄어들었지만 시장 추정치는 17.6%나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만 작년 전체 순익 7000억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순익을 거둬들인 것이다. 5분기째 2000억원대 순익 행진을 이어가면서 꾸준한 실적 관리 능력을 자랑한 점도 눈에 띈다. 

전체 이익에서 70% 가까운 기여도를 보이는 리테일 부문이 호실적의 기틀을 마련했다. 키움증권은 2005년 이후 16년 연속 업계 리테일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증권사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 상황이다. 올해 2분기까지도 30%를 웃도는 점유율로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활동 계좌수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6월 170만좌에서 연말에는 250만좌를 넘어섰고, 올 초에는 300만좌를 돌파했다. 6월 기준 활동 계좌는 394만좌까지 늘었다. 이는 시장 전체 활동 계좌 4840만좌의 10%에 가까운 비율이다.    

주식 거래 규모가 다소 줄어들면서 2분기 리테일 부문의 순영업수익이 전분기 2040억원보다 25%가량 감소한 1530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작년 이맘 때 기록한 1200억원보다는 27% 이상 증가했다.

그동안 취약 사업 분야로 여겨졌던 IB 부문의 성장세도 괄목할만하다. 키움증권의 2분기 IB 순순익은 580억원으로 1분기 470억원보다 110억원 가량 수익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해 2분기 26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IB 부문은 키움증권의 실적 호조와 함께 한다. 벌써 5분기 연속 역성장 없이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2014년부터 계속된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흐름도 멈출 줄 모르는 모습이다. 당시 7%에도 미치지 못했던 ROE는 2017년 14%를 넘어섰고 올 상반기에는 29% 수준에 도달할 정도로 뛰어난 재무건전성을 나타내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부문의 지속적인 시장 지배력 강화를 통해 호실적을 달성했다"며 "아울러 대체투자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IB 부문의 수익 확대를 통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키움증권, 종투사로 간판 바꿔 단다

안정적인 실적 DNA를 증명한 키움증권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올 상반기 말 대규모 자본 확충을 통해 종투사 요건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013년 신성장 동력 산업과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등을 지원할 수 있는 투자은행 육성을 위해 종투사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갖춘 증권사에게 기업 신용공여 등의 업무를 허용한다는 게 골자다.

종투사는 키움증권에게 절실한 타이틀이었다. 금융투자업계가 거대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증권사 위주로 재편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키움증권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 확보가 필요했다.

종투사가 되면 자기자본의 100%에 해당하는 자금을 기업금융에 활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자기자본의 200%까지 일반 기업 및 헤지펀드 등에 신용공여할 수 있다. 더불어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전담중개업무 등이 허용되고 자본 건전성 규제도 완화된다. 더 큰 규모의 자본을 활용해 수수료 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3조원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지난 6월 말 44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RCPS는 조건에 따라 투자자가 원리금을 돌려받거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를 뜻한다.

키움증권은 전환 조건을 달리한 RCPS를 2회에 걸쳐 발행했다. 4000억 규모의 발행분의 경우 내년 6월 말부터 10년 간 전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400억원에 대해서는 2026년 7월30일부터 2031년 6월30일까지 해당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RCPS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마친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2분기 3조4000억원으로 종투사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리테일 신용융자에 활용하고 종투사 지정 시 증가하는 기업 신용공여 한도기업금융 등 신사업에도 쓸 예정"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이자수익과 IB 부문의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투사 정식 지정은 이번 3분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현재 준비 중인 종합 금융 플랫폼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획득하고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인 '키우Go'를 출시하는 등 금융투자플랫폼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리뉴얼 및 통합 시스템 등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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