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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인수권 단돈 1원'…SK리츠, 유상증자 잡음에 주주 외면

  • 2023.09.15(금) 08:30

'헐값에라도 처분하자'…1~24원으로 거래
실권주 발생 우려 ↑…주가 하락세 이어져

SK리츠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신주인수권증서가 휴지 조각이 됐다. 잇따른 대규모 증자에 대한 피로감에 더해 대주주의 소극적 참여로 기존 주주의 유상증자 참여 심리가 꺾인 탓으로 보인다.

신주인수권 가격 흐름을 보면 향후 주주 청약에서 실권주가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권주가 발생해도 잔액인수 계약에 따라 증권사가 인수하는 구조여서 SK리츠의 자금조달은 문제없지만, 반대로 신주상장시 매도 물량 부담은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그래픽=비즈워치

SK리츠 유상증자 신주인수권 단돈 '1원'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한 SK리츠 유상증자 신주인수권 거래일 최종 종가는 1원이었다.

지난 7월 27일 SK리츠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신주 7357만8600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채무를 상환하기 위한 목적이다. 1차 발행가는 4260원으로 약 314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주당 0.37주의 신주를 배정한다.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인 신주인수권증서 거래는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진행했다.

SK리츠 신주인수권(4R) 거래기간 가격 흐름/그래픽=비즈워치

거래 첫날인 6일 신주인수권증서의 가격은 시초가 141원보다 84% 하락한 23원으로 마감했다. 7일에는 24원으로 소폭 올랐으나 8일 7원, 11일 4원으로 급감한 후 마지막 거래일인 12일 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론가격보다 신주인수권이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됐는데,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주주들이 헐값에라도 처분하려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SK리츠 주가도 하락하면서 신주인수권 이론가격도 하락해 신주인수권을 사려는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대주주 소극적 참여…잡음 많은 유상증자

특히 이번 유상증자에는 대주주의 소극적 참여, 대주주 계열사의 자산 편입 등 여러 가지 잡음이 끼면서 기존 주주들의 유상증자 참여를 소극적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SK리츠의 최대주주는 지분 42.99%(8450만3272주)를 보유한 SK㈜다. 신주 배정주식수를 감안하면 최대주주에 배정된 신주는 3163만3189주다. 그러나 SK㈜는 10% 수준인 305만1643주만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약 2800만주는 다른 주주 몫으로 넘긴 셈이다.

SK㈜는 이후 신주인수권증서도 시장에서 매도했다. 지난 6일 장외에서 기관투자자에 248만4741주를 주당 29원에 매도했다. 이어 6~11일까지 장내에서 829만6805주를 32~6원에 처분했고 13일에는 장외에서 1780만주를 29원에 매도했다.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305만1643주만 남기고 신주인수권을 모두 처분하며 총 7억83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SK리츠는 대주주의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이천 수처리센터 5개동을 1조1200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주주들은 기존에 보유한 오피스, 주유소 등 자산과 관련없고 매각이 어려운 자산을 편입하면서 SK그룹의 자산 유동화를 돕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지난해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도 31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주주들의 피로감도 증가한 상태다.

지난해 SK리츠는 SK-U 타워 인수를 위해 발행한 전자단기사채 상환을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번 유상증자도 지난해 종로타워 인수 과정에서 발행한 채권 상환을 위해 진행하고 있다. SK리츠는 수처리센터 매입을 위해 320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했는데, 지금까지의 유상증자처럼 내년에도 유상증자를 통해 채권을 상환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유상증자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됐고, 결국 증자 흥행의 '가늠자'이기도 한 신주인수권증서 가격 폭락이 나타났다.

다만 지난 7일 신도철 SK리츠운용 대표이사는 주주들에게 추가 유상증자 계획이 없으며 주가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알리기도 했다.

신도철 SK리츠운용 대표는 "지속적인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해 주주가치 희석 및 주주 피로도 증가로 향후 리츠 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 판단해 진행 중인 유상증자 이후의 추가 증자 계획은 없다"며 "수처리센터 매입을 위해 발행하는 3000억원 수준의 전자단기사채는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통해 해소하고 주가를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주청약 결과는?…커지는 실권주 오버행 우려

한편 신주인수권 거래 흐름을 보면 오는 21일~22일 진행하는 주주 청약 기간 기존 주주의 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서는 오는 26~27일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에서도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SK리츠의 자금조달은 차질없이 진행된다. 유상증자 주관회사와 잔액인수계약을 체결해 실권주가 발생하면 증권사가 모두 인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해 증권사가 인수하게 되면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사가 인수한 실권주는 별도의 보호예수기간이 적용되지 않아 물량 부담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SK리츠 주가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실제 지난 7월 27일 유상증자 발표 이후 지난달 10일까지 4790원에서 420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이후 회복하며 지난 6일 4500원대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달 6일 이후 신주인수권가격 급락과 함께 주가도 동반 하락하기 시작했고 지난 13일 4275원까지 내려갔다. 14일에는 4295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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