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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음악시장 훌쩍 컸는데 국내는 걸음마

  • 2023.02.08(수) 10:24

美 그래미 '비디오 게임 음악' 부문 신설
韓 그래픽만 치중…기본 통계도 없어

그래미 상 최초로 비디오 게임 부문이 생길 정도로 게임 음악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국내의 상황은 열악하다./그래픽=김용민

미국의 4대 대중문화 시상식 중 하나인 그래미 상에서 비디오 게임 음악 부문 시상을 진행했다. 게임 시장이 커지며 음악이 새 콘텐츠 먹거리로 자리 잡고 있지만 국내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 시각) 열린 제65회 그래미 상 비디오 게임 음악 부문에서는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라그나로크의 서막'의 작곡가인 스테파니 이코노모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코노모는 미국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다. 넷플릭스 시리즈인 '더 체어', '주피터스 레거시' 등의 음악을 작곡했다. 어쌔신 크리드는 그가 작곡한 첫 게임 음악이다.

앞서 2011년 열린 그래미 상에선 '문명 4'의 배경음악이 비디오게임 음악 역사상 처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는 '별의 커비' 시리즈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가 그래미 상에서 최우수 편곡·기악곡·아카펠라상을 타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미 상이 비디오 게임 음악 부문으로 구분해 시상식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시상식이 비디오 게임 음악 부문을 추가한 이유는 게임 음악 시장의 밝은 전망 때문이다. 그레미 상을 주최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의 최고경영자(CEO) 하비 메이슨 주니어는 "새로 제정하는 상을 통해 다양한 음악인의 노고를 기리게 됐다"며 "변화하고 발전하는 음악 시장에 기여해 기쁘다"고 했다.

모니터에 게임 기기를 연결하는 콘솔 게임 시장의 확장세에 힘입어 게임 음악 시장의 규모는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2020년 70조1789억원에서 2023년 86조3917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야후 리서치는 비디오 게임의 음악 시장이 2022년 1조6095억원에서 2029년 2조7557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국내 게임 음악 시장은 열악한 상황이다. 시장 규모 조사를 비롯해 게임 음악과 관련한 통계 자료도 없는 상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음악 시장에 대한 보고서는 있지만 게임 음악 단일 장르의 자료는 없다"고 했다.

국내 게임 음악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로 게임 음악에 대한 게임사들의 낮은 관심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 대부분은 게임을 개발할 때 그래픽과 같은 외형 위주로 개발에 집중한다"며 "게임 음악에 대한 개발 비중은 낮은 편"이라고 했다.

반면 게임 음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2015 개정 고등학교 교과서인 '음악 감상과 비평'에는 파이락시스 게임즈가 개발한 문명 4의 배경음악인 '바바 예투(스와힐리어로 '우리 아버지')'와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의 OST가 실렸다.

오케스트라 등을 통한 게임 OST의 활용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9월 '리니지'의 OST를 오케스트라로 공연했다. 넥슨은 같은 해 5월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의 게임 음악을 전통 음악으로 편곡해 공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 음악 시장을 키우기 위해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 음악을 게임과 분리해 하나의 콘텐츠 영역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며 "사회공헌 등 게임 음악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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