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종합 예술로서 인정받으며 게임 음악이 모니터 밖 세상으로 나오고 있다. 게임사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커진 덩치를 바탕으로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고 기존 이용자를 붙잡으려는 요소로 게임 음악, 이른바 '브금(BGM)'을 활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은 음반으로 출시하거나 콘서트를 여는 방식으로 자사의 게임 음악을 활용하고 있다.
넥슨은 오는 6월 초 서울 잠실 롯데 콘서트홀에서 '테일즈위버 디 오케스트라'의 앙코르 공연을 열 예정이다. '테일즈위버 디 오케스트라'는 지난 9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콘서트로 당시 객석 2191석이 매진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넥슨 관계자는 "한 번만 진행할 예정이던 앙코르 공연을 행사 당일 오후 4시와 8시 두 번 열기로 계획을 바꿨다"며 "오후 4시 공연은 매진됐고 오후 8시 공연은 오는 28일 오후 2시 온라인 예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게임 음악은 음반을 통해서도 모니터 밖을 나오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1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의 배경음악 콘서트 수록곡인 '디어프렌즈 뮤직 프롬 로스트아크'를 내놨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의 정규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앨범인 '깨어나는 푸른 분노'를 지난달 22일 공개하기도 했다.
음악업계도 게임 음악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음반업체인 '굿인터내셔널'은 지난 24일 두 장의 LP로 구성된 '디 이센셜 게임즈 뮤직 컬렉션 볼륨 원앤투'를 출시했다. 이 음반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1인칭슈팅게임(FPS) △배틀필드 1942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3 등 26곡이 담겼다.
최근 게임 음악이 오프라인에서 폭넓게 활용되는 이유는 게임을 종합 예술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시나리오, 비주얼 아트, 음악, 기술력이 합쳐진 결과물이 게임"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캐릭터면 캐릭터, 음악이면 음반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 산업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게임은 문화예술진흥법 제정 50년만에 문화예술 중 하나로 포함되며 제도권으로부터 예술로 인정받았다. 문화예술로 분류되면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문화예술 공간 설치, 문화예술 진흥과 같은 사업의 지원 대상이 됐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탄탄해진 게임사의 '기초 체력'도 게임 음악의 활용으로 이어졌다. 넥슨의 지난해 매출은 3조3946억원으로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와 스마일게이트는 각각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2조5718억원, 1조5771억원을 달성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덩치가 커진 게임 업계가 자사의 지식재산권(IP)을 다방면으로 활용할 여유가 생긴 것"이라며 "게임 음반 발매, 콘서트와 같이 새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기존 이용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방식의 IP 활용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