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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워치]항우울제 '스프라바토' 단독 사용된다

  • 2025.01.26(일) 08:20

병용요법서 단일요법으로 사용범위 확대
OECD 자살률 1위…약값에 급여 적용 의견

먹는 우울증치료제와 같이 사용이 가능했던 존슨앤드존슨(J&J)의 항우울제 '스프라바토(Spravato)'가 앞으로 단독으로 사용이 가능해진다.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 대상 단독 사용 가능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코에 뿌리는 비강 스프레이 제형의 항우울제 '스프라바토'를 단독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치료저항성 우울증'은 이전에 2가지 이상의 항우울증제를 사용했음에도 증상이 거의 완화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앞서 스프라바토는 2019년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용 항우울제와 함께 사용하도록 승인을 받아 스프라바토만 투약하는 건 불가능했다. 

이번 사용범위 확대는 우울증을 평가하는 도구인 '몽고메리-아스버그 우울증 척도(MADRS)'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스프라바토를 28일간 투여한 환자는 22.5%가 관해(증상 개선 효과)를 보인 반면, 위약을 투여한 환자의 관해율은 7.6%에 그쳤다. 

스프라바토는 2024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7억8000만 달러(1조1200억원)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일본·중국 임상 실패…국내서 시판후조사 진행

스프라바토는 국내에서 지난 2020년 6월 허가받았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 임상에 실패하면서 스프라바토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에서 20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2상에서 '스프라바토+경구 항우울제' 병용군은 대조군인 '위약+경구 항우울제' 병용군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 2023년에 발표된 임상3상 데이터에서도 중국인 224명과 미국인 28명을 대상으로 스프라바토와 경구 항우울제 병용군과 위약 병용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중국은 제품 허가 신청시 자국민 대상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해외 임상만으로도 허가가 가능하다.

이에 국내에서도 지난해 스프라바토의 품목허가 유지 및 추가 유효성 입증 필요성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고 한국인 대상 유효성 입증을 요청했다. 하지만 J&J의 제약부문을 맡고 있는 한국얀센은 시판후조사(PMS)를 통한 추가 자료 제출로 갈음하겠다는 입장이다.

비급여로 1주일 약값만 160만원

하지만 진료 현장에서는 우울증 치료와 자살률 감소를 위해 스프라바토의 보험급여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스프라바토는 국내에서 비급여로 처방되고 있어 약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스프라바토 디바이스 1개 가격은 40만원 수준인데 1회 치료에 2개씩 투여한다. 환자가 집에서 흡입하는 게 아니라 병원에서 투약이 이뤄진다. 초기 치료로 주 2회 투약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인데 1주일에 160만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수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978명으로, 전년 보다 1072명(8.3%) 증가했다. 또 2023년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전년 대비 8.5% 늘어난 27.3명으로 지난 2014년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정신과 의료진은 "일반 우울증약은 복용 후 2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지만 스프라바토는 흡입 24시간 이내에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특히 기존 항우울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은 우울한 증세가 점점 더 심해지는데 국내에서도 사용범위 확대와 보험급여 적용이 이뤄지면 환자들의 우울증 치료와 자살 방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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