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광고 없는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베이식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면서 계정 공유를 막고 광고형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지난 12일 베이식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 요금제는 넷플릭스를 혼자 쓰는 이용자가 많이 가입한 요금제로 월 9500원에 광고 없이 한 명만 시청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2021년 11월 스탠다드(현재 1만3500원), 프리미엄(1만7000원) 요금제를 각각 1500원, 2500원 올렸을 때도 베이식 요금제는 그대로 유지했었다. 이번 결정으로 광고 없이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는 최저 요금제는 스탠다드로 사실상 4000원이 올랐다.
넷플릭스의 이번 결정은 계정 공유를 막고 광고 요금제로 신규 가입자를 유인하기 위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이용자 대부분은 프리미엄 요금제를 쓰면서 계정을 공유하는 게 일반적이었을 것"이라며 "계정 공유가 막히면서 계정을 함께 쓰지 못 한 이용자가 베이식이나 스탠다드로 이동하는 것보다 프리미엄이나 광고형 요금제로 유도하려고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업계는 넷플릭스의 이번 결정에 따른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과거 구독료를 올릴 때 국내 OTT 사업자들은 이용자의 반감, 그에 따른 이용자 이탈,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의 데이터를 쌓고 판단해 왔다"라며 "무광고 요금제 하한선을 높이는 결정은 사실상 구독료를 올리는 효과가 있는 만큼 신중하게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넷플릭스를 포함한 다른 OTT 사업자들은 각 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고 소비자 반응이 어떤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경쟁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요금을 올림으로써 국내 OTT 사업자가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볼 순 있다"며 "다만 최종적으로는 요금제 인상보다 어느 사업자가 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느냐의 싸움에서 이용자 증감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