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금액이 지난해 크립토윈터 때보다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시장 호황기에는 비트코인(BTC) 상승 이후 알트코인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면서 거래금액이 증가했으나 올해는 알트코인 시세가 지지부진해 거래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1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내 5개 원화거래소의 총 거래대금은 2조원에 못 미친다. 전날 오전에는 거래금액이 1조 5000억원대에 그쳤다. 최근 평균 일거래금액이 2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초에는 1조원 초반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올 초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국내 가상자산 일거래금액은 10조원을 넘기는 날이 많았지만 현재는 5분의 1로 급감했다. 최근 거래금액은 작년 크립토윈터 때와 비교해도 훨씬 낮다. 지난해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9000억원, 하반기는 3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거래가 저조한 것은 올 초 급하게 상승한 비트코인 가격이 수개월째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거래량이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트코인 상승 이후 따라왔던 알트코인의 순환매 장세가 올해는 열리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ETH) 등 주요 코인 위주로 거래되는 미국과 달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알트코인 거래 비중이 높았으나, 사건사고로 얼룩진 김치코인이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고 단독상장 코인도 줄면서 알트코인 거래가 크게 줄고 있다.
실제 가상자산거래소에서 거래 상위에 올랐던 김치코인 위믹스(WEMIX), 클레이튼(KLAY) 등은 현재 거래량이 바닥을 달리고 있다. 특히 재상장 논란이 일었던 위믹스는 올 초 3500원대에서 현재 1500원대로, 페이코인(PCI)도 350원대에서 150원대로 폭락한 가운데 거래도 급감했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 같은 알트코인 부진이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과 현물 ETF 등으로 시장이 제도화될수록 국내 혹은 한 거래소에만 발생하는 알트코인 순환매 장세는 형성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예전에는 비트코인이 숨고르기가 되면 알트코인이 확 올라가는 게 있었으나 요즘은 비트코인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 알트코인도 같이 숨고르기가 돼 알트가 비트를 추종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알트코인에 관심이 많은데 알트코인 시세가 좋지 않다 보니 투자심리도 위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