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깜짝 실적을 냈다. 인터넷 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를 앞세운 B2B(기업 간 거래) 사업부문에서 선방한 영향이 컸다. 분기 배당은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6.0% 증가한 537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달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인 4994억원을 7.62% 웃돈 것이다.
매출은 같은 기간 2.69% 증가해 4조4224억원을 나타냈다. 컨센서스(4조4322억원)를 소폭 밑돌았다. 2분기 순이익은 3502억원으로 0.7%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클라우드 수주 증가에 힘입어 엔터프라이즈 사업에서만 4342억원의 매출을 낸 것이다. 전년 동기보다 11%나 불어난 규모다.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20.5% 늘었다. 엔터프라이즈 부문 중 IoT(사물인터넷) 매출 또한 29.0% 성장했다. 클라우드 사업 매출도 일회성 효과를 제외하면 28% 확대됐다.
모바일 사업에서는 2분기 말 기준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가 1623만 명을 기록해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의 70%를 넘어섰다. 유료방송 가입자는 960만명,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705만명이다. 2분기 로밍 이용자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약 123만명으로, 상반기 기준으로는 1년 새 46% 늘었다.
AI(인공지능) 비서 서비스인 '에이닷(A.)' 가입자는 2분기 말 기준 약 455만명으로 작년 말 약 320만명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에이닷은 하반기 생성형 AI 검색엔진을 탑재하는 등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AI 서비스들을 추가하는 대대적 서비스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미국 퍼플렉시티에 투자하고 한국어에 최적화된 생성형 AI 검색엔진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인 T우주 가입자는 유튜브 프리미엄, 우주패스 넷플릭스 출시 등에 힘입어 2분기 말 기준 가입자가 270만명을 돌파했다.
SK텔레콤은 상반기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문의 호조를 발판 삼아 기존 데이터센터 사업을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2분기에는 국내 인터넷 서비스 기업 등을 대상으로 AI 클라우드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 구축과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 데이터센터 관리 노하우·액침냉각 기술 등 SK그룹이 보유한 데이터센터 사업 역량에 글로벌 파트너십을 더해 국내외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앞서 지난해부터도 AI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3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 Smart Global Holdings(SGH)에 2억달러를 투자하고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AI 인프라 영역 전반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SGH는 수천에서 수만개의 대규모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로 구성된 AI 클러스터를 설계·구축·운영하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메타(Meta)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AI 클러스터 구축을 담당해왔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와의 텔코 LLM(초거대언어모델) 개발도 순항 중이다. SK텔레콤을 비롯한 도이치텔레콤, e&(이앤), 싱텔, 소프트뱅크는 지난 6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한국어 텔코 LLM 개발 완료해 현재 고도화 및 서비스 적용을 진행 중이다.
김양섭 SK텔레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유무선 사업 실적을 공고히 하며 수익성과 효율성을 개선하는 한편, 하반기 AI 기업으로서의 성과도 가시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성장투자, 재무구조개선, 주주환원 간 최적의 밸런스를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SK텔레콤은 2분기 배당금을 전년 동기와 동일한 주당 830원으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