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시즌을 맞아 일부 국회의원들이 업계 특성과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하지도 않고 여론몰이용 기업 때리기를 반복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빗썸이 수수료 무료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250억원을 벌어들였다며 쿠폰을 등록한 고객에게만 혜택을 주는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업계는 시장과 업체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단편적인 지적이라고 비판한다. 또 쿠폰 등록에 대해 수차례 푸시 알람 등 사전 공지와 절차 안내 등으로 이용자에게 충분한 선택권을 제공했는데 꼼수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코인 시장은 거래소가 어떤 코인을 상장하는가에 따라 단기 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이동이 잦다. 인기 코인이 빗썸에 상장되면 다른 거래소 이용자들도 급하게 빗썸으로 이동한다. 이들은 단기 차익에만 집중해 수수료는 큰 고려대상이 아니다. 빗썸 주이용자들은 무료 쿠폰을 활용하지만 짧게 치고 빠지는 이용자들을 거래소가 일일이 챙기기는 어렵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금액과 이용자 유입이 적은 거래소는 수수료 전면 무료가 유리할 수 있지만 규모가 클수록 활성이용자와 주거래고객 위주의 리텐션 마케팅 전략을 적절하다"며 "가상자산 거래는 여타 금융 상품처럼 고객이 고정되지 않고 이동이 잦아 모두에게 혜택을 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도 "고객 모집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 회원 가입 유도, 쿠폰 등록 등을 조건으로 하는 것은 모든 기업들이 활용하는 방식"이라며 "기업 규모와 고객 특성에 따라 전략 차이가 있고 마케팅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특정 고객을 배제하지 않고 충분한 푸시도 이뤄졌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업비트도 3년째 독점 이슈로 국감 도마에 올랐다. 앞서 정무위 소속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업비트의 독점을 문제 삼았다. 논리는 수수료 수입이 많으니 독과점 조사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업비트의 독점으로 인한 폐해는 무엇인지, 독점의 원인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지적은 없었다.
이러한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2021년에는 윤두현 의원이, 최근에는 이강일 의원과 민병덕 의원이 동일한 문제를 제기했다.
업계는 매번 반복되는 정치권의 겉핥기식 지적보다는 원화계좌 발급 확대, '1거래소 1은행' 폐지 등 불합리한 당국의 그림자 규제가 만든 업계 불균형을 해소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되길 바라고 있다.
중소거래소 관계자는 "매년 의원들이 업비트 문제를 지적하는데 몇 년이 지나도록 나아진 건 전혀 없고 그림자 규제가 계속되면서 중소거래소들은 전멸 직전"이라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거시적인 안목에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