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타설 작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혼합한 지 90분이 지나면 굳어버리는 레미콘 특성상 작업 후 남은 물량은 모두 폐기된다. 적재 적소에 레미콘 차량을 보내려면 각 현장의 콘크리트 작업 현황을 꿰고 있어야 한다.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콘크리트 생애주기 스마트 품질관리' 플랫폼을 개발했다. 콘크리트 생산부터 운송, 시공, 하자 관리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시공관리도 '디지털'
플랫폼에선 각 레미콘 차량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담당자는 건설 현장, 사무실 어디서든 모바일이나 PC를 통해 레미콘 물량을 관리하면 된다. 그간 수작업으로 관리하던 콘크리트 타설 속도와 물량을 보다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포스코이앤씨의 설명이다.
이렇게 타설한 콘크리트는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해 안전성을 확인한다. 먼저 스캐너 등에 콘크리트 양생용 가설자재의 시공상태, 콘크리트면의 균열 발생 여부를 인식한다. 이후 3D 모델링에 적용해 설계 도면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고, 하자 여부를 탐지한다.
이에 더해 설계부터 시공관리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시공관리 플랫폼'도 구축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설계검토 시스템 'POS-WEB'과 사업지 분석시스템 'POS-SITE', 시공관리 시스템 'POS-VCON' 등 3개의 기능을 갖췄다.
POS-WEB은 3D 도면을 업로드하면 설계·시공 관계자들이 검토의견을 메모하거나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한 시스템이다. 도면 수정과 수정 내역 기록도 함께 이뤄진다. POS-SITE는 드론에 정밀 계측기를 탑재하고, 토공량, 지형·지물 등 사업지 정보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용인 에코타운 민자사업'에 적용됐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스마트 끝판왕
이런 기술을 총집합한 게 '신안산선 복선전철'이다. 서울 여의도~경기도 안산을 연결하는 44.8㎞의 대심도 철도 공사로 포스코이앤씨가 설계·시공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이 노선에 국내 최초로 전 공종 BIM 설계를 도입했다.
지하 굴착공사도 똑똑해졌다. 지표면 투과 레이더(GPR)로 도심지 내 매설물 정보를 파악하고, 토목장비에는 건설기계자동화 기술을 적용했다.
그간 굴착공사 때는 측량사가 굴착 정도와 매설물을 직접 확인해야 했다. 이제 장비 운전기사가 운전석에서 실시간으로 해당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앞으로는 지상의 관리자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VR)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대심도 터널 구간 진입을 위한 작업구(수직구) 공사에는 스마트 수직도 관리 기술을 적용했다. 굴착 때 분진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림막을 설치하는데, 가림막이 장비와 간섭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포스코이앤씨는 GPS와 경사센서를 이용해 수직도 현황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면서 시공한다.
사각지대 없는 현장…빈틈없는 안전관리
포스코이앤씨의 공사 현장 곳곳에는 안전을 위한 디지털 기술이 도입됐다. 스마트폰을 통해 현장 카메라, 드론, 센서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세이프티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타워크레인에 설치된 360도 카메라를 통해 현장의 안전을 확인한다. 불안전 요소가 발견되면 관계자에게 알람이 가고, 전 근로자들에 경고 방송과 안전수칙준수 메시지가 발송된다. 중국·베트남 근로자를 위한 번역 기능도 갖췄다.
타워크레인 카메라로 보지 못하는 곳에는 드론을 띄운다. 지하의 경우 이동형 스마트 영상 장비를 사용한다. 추락사고 위험이 있는 개구부에는 센서를 부착하며, 비정상적으로 개폐됐을 때 경고음을 낸다.
작년에는 '스마트 안전벨트'를 개발했다. 안전벨트가 생명줄이나 구조물에 정확히 체결됐는지를 판단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착용자와 안전관리자에 통보된다. 안전관리자는 컴퓨터나 모바일로 현장 근로자의 체결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제 자율보행 로봇까지 시야를 넓혔다. 로봇에 지형을 측정하는 레이저와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해 인력투입 전 위험 요소를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발파 작업을 진행하는 터널 공사에서 활용도가 클 전망이다. 이미 포천~화도 고속도로 4공구와 신안산선 복선전철 현장에 시범 적용한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BIM, IOT, 로봇 및 AI 등의 기술을 건설 자동화, 무인화 분야에도 확대하는 등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스마트건설 기술을 지속 개발해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