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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영업익 70% 뚝…롯데·포스코도 '휘청'

  • 2023.04.04(화) 06:30

[워치전망대]비상장 건설사
원자잿값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 직격탄
신사업 확장 SK에코플랜트, 매출·영업익 함께 증가

비상장 대형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늘었지만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 원가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신사업 확대에 성공한 SK에코플랜트의 경우 매출 증가는 물론 영업이익도 소폭 늘리는 데 성공했다.

당분간 국내 주택 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건설사들의 실적 저하 흐름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그간 의존해왔던 국내 주택 사업 외에 신사업 등의 영역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느냐가 향후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 원가율 89.6→94.6%로 급상승

비상장 대형 건설사 4곳의 2022년 연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액은 연결기준으로 8조 81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8% 증가하며 몸집을 불리는 데 성공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3646억원에서 지난해 1165억원으로 68% 감소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매출 원가가 같은 기간 26.5%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매출원가율이 89.6%에서 94.6%로 급상승했다.

2022년 비상장 대형건설사 영업이익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현대엔지니어링은 작년 1분기부터 지속해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왔다. 자재비와 외주비 증가에 직격탄을 맞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자재비는 전년보다 15.5% 늘었고, 외주비는 35.7% 증가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 또 지난 2021년 건축 부문 주요 사업의 준공에 따른 기저 효과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초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다 철회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택이나 플랜트 사업에 더해 에너지와 친환경 등 신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IPO 대어 현대엔지니어링…건설 한계 벗고 '신사업' 어필할까

하지만 여전히 두 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8.5%로 많은 편이다. 전년(88.1%)보다 비중이 늘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에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5조 2432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12조 1000억원으로 목표치를 크게 낮췄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해도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지속적인 수익성 제고를 통해 지난해보다 개선된 실적을 달성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롯데·포스코도 수익성 휘청…부채비율도 악화

롯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도 물가 상승의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두 건설사 모두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눈에 띄게 악화했다.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9조 4352억원으로 전년(8조 1986억원)보다 15.8%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409억원에서 3086억원으로 30% 줄었다. 이 기간 매출원가율이 89.1%에서 92.5% 크게 오른 영향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을 기존 포스코건설에서 포스코이앤씨로 변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존 건설업을 뛰어넘어 친환경 등 신사업에 힘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포스코건설, 포스코이앤씨로 사명 변경 "폭발적 도약할것"(3월 20일)

지난해 포스코이앤씨의 매출 중 국내 건축 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42.7%로 가장 많았다. 국내 플랜트와 인프라 매출은 31%, 해외는 16.9%를 차지했다.

2022년 비상장 대형건설사 매출액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롯데건설 역시 연결 매출액은 전년 5조 5765억원에서 지난해 5조 9443억원으로 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같은 기간 4296억원에서 3608억원으로 16% 줄었다.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매출원가율이 86%에서 86.9%로 상승한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기존에 진행해온 사업들의 착공 등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 실적을 개선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한 건설사들은 재무건전성도 악화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말 부채비율이 68%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말에는 82%로 상승했다.

포스코건설 역시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119%에서 127.4%로 올랐고, 롯데건설의 경우 142%에서 265%로 눈에 띄게 악화했다.

SK에코플랜트, 신사업 매출 확대 지속

SK에코플랜트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 2021년 6조 2204억원에서 지난해 7조 5509억원으로 21.4%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474억원에서 1570억원으로 6.5%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는 기존의 국내 건설 사업에서 벗어나 신사업 매출을 끌어올리면서 수익성 악화를 막을 수 있었다. SK에코플랜트의 환경·에너지 사업 매출비중은 지난 2021년 14%에서 지난해 27%로 크게 확대됐다. 반면 국내 주택사업의 비중은 기존 25%가량에서 지난해 20%로 줄었다는 설명이다. 부채비율도 2022년 말 기준 256%로 전년 말 572.9%보다 줄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환경·에너지 사업으로 실적을 견인하며 전년 대비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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