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구성원 수에 따라 침실과 욕실 위치를 바꿀 수 있는 아파트. 조립형 모듈 방식을 적용해 바닥과 벽을 손쉽게 재설치할 수 있는 아파트. 홈플랫폼을 통해 헬스케어와 쇼핑, 커뮤니티 시설까지 연결하는 아파트.
신혼부부는 '둘만을 위한 공간'으로 자녀를 둔 가족은 '키즈 플레이 하우스'로 은퇴한 부부는 '개인 공간이 확보된 구조'로 아파트 공간을 무제한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삼성물산이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서 '래미안, The Next' 발표회를 열고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삶의 변화에 따라 공간 변화가 가능하도록 하고자 한다"며 이같은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 '넥스트 홈'의 청사진을 소개했다.
차세대 주거 패러다임, 구조 무한으로 변경
삼성물산은 먼저 자체 개발한 '넥스트 라멘구조'를 통해 거주자의 생애주기와 취향에 따라 집 내부 공간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벽식구조를 탈피하고 수직 기둥에 수평 보를 더한 라멘구조(기둥식구조)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세대 내부 기둥을 없앴다. 공간과 공간 사이의 기둥이 없어 침실과 욕실의 위치 등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김명석 삼성물산 부사장(주택본부장)은 "국내 아파트는 30~40년이 지나면 모두 재건축을 이야기한다"며 "물리적인 수명에 비해 입주민의 삶 변화에 대응하는 사회적 수명이 매우 짧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1~2인 가구 증가와 소득 수준 향상,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주거 트렌드가 급격히 변화했다"며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공간 맞춤이 가능한 집, 삶의 변화에 따라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집으로의 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넥스트 라멘구조를 통해)주방과 욕실 등 물을 사용하는 공간까지 변경할 수 있고 가구 간 확장도 가능하다"며 "기둥이 없는 공간에선 거주자가 욕실 개수와 침실 개수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고 취미 공간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이 두번째로 소개한 '인필 시스템'은 사전 제작한 조립형 건식바닥과 벽체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서랍장 등 가구 자체가 하나의 벽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바닥과 벽을 손쉽게 해체하고 재설치가 가능하다. 욕실도 사전 제작해 설치하면서 가구 공간 내에서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게 됐다.
김 부사장은 "모듈형 건식 바닥 시스템은 공간 가변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넥스트 라멘구조가 더해져서 바닥 충격음을 저감하는 성능이 확보돼 층간 소음 개선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입주민이 집에 라이프스타일을 맞춰왔다면 넥스트 래미안에서는 집이 고객의 삶을 맞춰가는 진정한 의미의 주거 패러다임이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질의에서는 모듈 구조 특성상 층간소음 개선에는 효과적이지만 가구 내 벽간소음에는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슬라브와 슬라브를 통해 벽으로 전달되는 소음(층간소음)이 아닌 가구 내 방 사이 소음(벽간소음)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방 사이 소음은 가구 내 문제인데 이는 천장과 벽 보완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랫폼 '홈닉', 반포 래미안원베일리부터 적용
삼성물산은 자체 개발한 홈플랫폼 '홈닉'도 선보였다. 한층 진화한 홈IOT(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입주민과 반려동물 건강을 관리하는 헬스케어와 반려동물 서비스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집안을 꾸미고 제품을 구매하는 홈스타일링 △청소·방역 등을 제공하는 홈케어와 식음료 배달 서비스 등을 구현했다.
조혜정 삼성물산 상무(라이프솔루션본부장)가 이날 '홈닉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맡았다. 그는 "홈닉은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IoT(사물인터넷) 앱, 커뮤니티 센터를 예약하는 앱, 친척들이 방문했을 때 차량을 등록해 주는 앱 등 세가지 서비스를 통합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상무는 "홈닉의 4가지 핵심 가치를 담았다"며 "나를 중심으로 앞선 기술과 서비스 단지 내 공간을 자유롭게 '연결'하고, 이웃과 함께 '공존'하며, 현실을 넘어 메타버스 기술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하나뿐인 특별함 '프리미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홈닉 전용 앱은 오는 31일 출시 예정이며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8월말 입주)에 최초로 도입된다. 삼성물산은 향후 래미안 신축과 기축단지에도 홈닉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넥스트홈의 현실화를 앞당기기 위해 핵심기술 등을 올해말까지 완료하고 오는 2024년에는 시험 적용을 통해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2024년부터 래미안의 넥스트홈을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날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 발표를 계기로 향후 정비사업 수주에도 적극 나설 계획을 시사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까지 정비사업을 소극적으로 수주해 왔다"면서도 "서울시 조례계정으로 다수의 랜드마크 물량이 나오게 되면서 향후 수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