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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구' 떼어내면 집값 더 오르려나…분양은 '훈풍'

  • 2023.11.23(목) 06:30

인천 서구 집값 5월부터 이달초까지 오름세
검단구 신설로 호가만 오를듯…관건은 교통
'분상제' 단지 잇단 분양에 훈풍…기세 이을지 주목

인천광역시 서구 집값이 26주 연속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30년 만에 행정구역 개편이 예고돼 눈길을 끈다. 행정구역 개편이 집값 상승으로 당장 이어지긴 어렵겠지만 검단신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면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최근 검단에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한 단지들이 흥행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훈풍이 불기도 했다. 이달에도 분양이 예정된 가운데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인천광역시는 지난 16일 서구를 서구와 검단구로 분리하는 내용의 '인천광역시 제물포구·영종구 및 검단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내년 4월 총선 전에 법제화하는 게 목표다.

1995년부터 유지된 행정체제를 30년 만에 개편하는 배경은 인구 급증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인천 서구의 인구는 62만1152명으로 1995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최근 10년 동안 13만명 넘게 늘었다. 청라국제도시 막바지 입주를 비롯해 검단신도시에서도 대단지가 잇따라 들어섰기 때문이다. 시는 서구 39만명, 검단구 21만명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인천 서구는 첫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젊은 층의 유입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가 대법원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에서 생애 첫 부동산 구입이 가장 많은 지역은 인천 서구(9745건)였다. 최근 4805가구 입주를 마무리한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계약자 중 70% 이상이 40대 이하로 나타났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인천 서구 일대는 대규모 도시개발과 기업이전 등 인프라 개선으로 많은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며 "서구와 검단구로 행정구역이 분리되면 주민들이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6주 연속 상승한 서구…'검단구' 되면?

인천 서구 집값은 검단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26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이달 6일까지 26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최근(13일 기준) -0.01%로 주춤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검단신도시가 조성되고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면서 구도심뿐만 아니라 신도시 아파트 가격도 올랐었다"며 "다만 고금리 지속과 급매물 소진에 대한 부담감, 경기위축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상승세가 꺾이고 숨고르기 패턴을 보이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검단신도시는 현재 서구 당하동, 마전동, 불로동, 원당동 일대에 걸쳐있다. 이곳을 서구에서 분리해 검단구로 만들면 집값은 어떻게 될까. 행정구역 개편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반응이 우세하나 서구의 집값 상승을 주도한 검단의 존재감이 두드러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검단 주민들은 집값이 오를 것을 기대해 호가가 3%가량 오를 수 있으나 정상 시세라고 보진 않는다"며 "행정구역 개편보다 교통 호재가 집값에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검단은 인천지하철 1호선과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을 비롯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개통이 논의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서구 안에 검단신도시로 있든 검단구로 분리되든 예산은 어차피 인구 대비로 반영돼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인천광역시에 소속된 하나의 구라는 점에선 큰 변화가 없어 경쟁력이 갑자기 높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물리적인 입지가 그대로라 호가는 올라도 실제 가격이 급등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검단구라는 상징성이 있어 유명세를 탈 테고, 중장기적으로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집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순 있다"고 예상했다.

분위기 좋은 검단, 분양가가 관건

올해 인천 최다 청약, 최고 경쟁률은 검단에서 나왔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은 지난달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1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계약 시작 5일 만에 완판됐다. DL이앤씨가 분양하는 'e편한세상 검단 웰카운티'도 넥스티엘 등장 전까지 인천 최다 청약접수 건수(1만3349건)를 기록하며 청약을 마감한 바 있다.

오는 24일에는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왕로푸)'와 '제일풍경채 검단 4차'가 분양을 개시한다. '왕로푸'는 DK아시아가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검로푸)'의 후속작으로 선보이는 '리조트특별시' 단지다. 제일풍경채의 경우 검단신도시(공공택지) 내에 위치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게 특징이다.

분양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수요자의 가격저항감도 극에 달한 만큼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적용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랩장은 "10월 이후 청약시장이 냉각되는 분위기인 만큼 청약을 했더라도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디커플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검단역 인근이라 수요자 관심이 좀 있으니 순위 내 마감 정도 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검단신도시는 공공택지로 분상제를 적용받아 분양가가 6억원 미만으로 저렴하다"며 "민간택지나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시행사가 분양가를 책정하는데, 시세와 2억원 이상 차이 나면 흥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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