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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깨고 호가 올려요"…토허제 풀리자 잠실 '폭주'

  • 2025.02.22(토) 07:07

[집값 톡톡]
서울 아파트값 주간변동률 0.02→0.06%
송파 0.36%, 강남 0.27% '폭등'
'배액 배상' 후 3억~4억원 인상 예사

서울시 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대거 해제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 여파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요. 특히 송파구 잠실동의 주요 단지들은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죠.

토허제 해제가 예고됐던 지난달부터 시장 관심이 컸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실제 발표가 되자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적극적인 반응이 나타났다고 분석했어요. 이 열기는 어디까지 퍼질까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모습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토허제 해제' 전 0.14% → 후 0.36%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3%로 전주(-0.04%)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어요. 수도권(-0.03→-0.01%)과 지방(-0.05→-0.04%) 모두 하락폭이 줄었고요. 특히 수도권 내 서울(0.02→0.06%)은 상승폭이 커졌어요.

특히 송파구는 잠실·신천동 위주로 0.36% 상승했어요. 전주(0.14%)보다 상승폭이 크게 뛰었죠. 1월만 해도 0.03%, 0.04%, 0.09% 정도였는데 2월 들어 보폭을 키우는 모습입니다. 특히 토허제 해제가 발표된 13일 이후의 시장 상황이 이번 수치에 본격 반영됐어요.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대장주 아파트인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중 리센츠에서 최근 '국민평형'(전용 84㎡)이 32억원에 계약됐어요. 지난해 10월 최고가(28억5000만원)보다 무려 3억5000만원 오른 액수죠. 아직 실거래 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요.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32억원에 거래된 건 로얄동·로얄층이라 원래도 다른 물건보다 1억~2억원 비쌌다"면서도 "토허제 해제 이후 호가가 갑자기 2억~4억원씩 올랐다. 1층이 28억원, 중저층이 29억원에 나오고 로열동·로열층은 30억원을 다 넘겼다"고 말했어요.

그는 "이달 초에 24억4000만원에 계약된 매물이 있는데 아마 취소될 것 같다. 다시 나오면 28억원대로 오를 것"이라며 "2월 계약 중 취소된 게 내가 아는 것만 해도 벌써 2건이다. 구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뒤 약정금 1억원을 주고받는데 집주인이 배액 배상하고 호가를 3억~4억원 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덧붙였어요.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매도인은 호가를 한껏 올렸고, 매수인은 지금 샀다가 떨어질까봐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문의 전화는 진짜 많이 온다"며 "토허제 해제 전엔 입주 물건만 나왔는데 지금은 전세 낀 매물도 30억원 이상으로 계속 나오고 있다. 이게 실제로 거래되느냐를 봐야 한다"고 귀띔했어요.

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강남권 과열에 기름 부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토허제 해제 타이밍이 적절치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안 그래도 강남권 집값이 심상치 않았는데 토허제 해제라는 강력한 규제 완화 카드로 불씨를 키운 셈이죠. 실제로 이번주 강남구(0.27%)는 대치·청담동 위주로, 서초구(0.18%)는 서초·잠원동 위주로 상승했어요. 각각 0.08%, 0.11%에서 오름폭이 커졌답니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2023년 초에 풀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5년 차 마지막까지 미루다가 등 떠밀려 푼 것이 하필 강남이 신고가가 나오는 분위기와 맞물려버렸다"라며 "만약 (집값 과열이) 송파구에서 강동구까지 전이되면 수도권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서울시는 불길 확산을 막는 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봤어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권이 들썩이기 시작했을 때 토허제 해제로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작년 말에 하거나 올해 연말에 해야 했다"라며 "주간 상승률 0.36%는 포모(FOMO·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잠실에서 시작된 과열은 강남권, 마용성을 거쳐 서울 전체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했어요.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토허제 해제로 실거주 수요에 투자 수요가 가세해 상승 기대감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지역 전체로 확산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봤어요. 다만 그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지역과 비슷한 입지에 있는 단지들은 '키 맞추기' 현상이 부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어요.

주간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전세시장은 어떨까요. 이달 셋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00%로 전주(-0.01%) 대비 보합 전환했어요. 수도권(0.00→0.01%)은 상승 전환했고요. 서울(0.02%)과 지방(-0.01%)은 전주 수준을 유지했어요.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제한된 가격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수도권은 강보합 수준을 나타냈어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외곽 지역과 구축에선 전셋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학군지나 역세권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선호 단지에선 임차 문의가 꾸준히 유지되고 상승 계약이 체결되는 등 서울 전체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전세 역시 송파구(0.13%)가 눈에 띄었어요. 전주 수준을 유지했지만 다른 구 대비 높은 수준이죠. 서초구(0.05%)와 강동구(0.04%)는 전주보다 상승폭이 커졌어요. 반면 동대문구(-0.11%), 성동구(-0.07%) 등은 하락세를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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