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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눈귀 막은 최경환 부총리의 훈수

  • 2015.04.22(수) 10:30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금융권을 몰아붙이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이중 잣대를 짚어봅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금융권을 향해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타성과 보신주의에 빠져 제 역할은 못하면서 고액연봉만 챙기고 있다’는 건데요. 금융권에선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얘긴지 비즈니스워치 김춘동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최경환 부총리가 금융권에다 또 한마디 했다면서요?

<기자>
네, 한 인터뷰에서 금융권이 지금 같은 식이면 수년 내에 고액연봉을 못 받는다면서 독설을 날렸습니다. 은행들이 여전히 대출 위주의 영업에 의존하고 있다고도 꼬집었는데요. 최 부총리는 지난달 한 강연에서도 금융산업에 대해 “뭔가 고장 났다”면서 구태의연한 보신주의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이렇게 한번 물어보죠. 최 부총리가 금융권과 계속 날을 세우고 있는 이유는 뭡니까? 확인된 내용이 좀 있습니까?

<기자>
한마디로 금융권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자리와 세수 등 국가 경제에 제대로 도움이 안된다는 건데요. 실제로 금융산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역시 전방위 구조조정으로 작년에만 5만 개 넘게 줄었는데요. 당연히 나라에 내는 세금도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앵커>
은행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안된다? 어쨌든, 맏형 격인 은행들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은행의 주된 수익원은 이자 수입입니다. 낮은 이자로 돈을 조달해 높은 이자로 빌려주고 차익을 챙기는 건데요. 그런데 이 예금과 대출 마진이 계속 줄고 있습니다. 예대금리 차이는 2005년 3.39%에 달했는데요. 작년엔 2.29%까지 낮아졌습니다.

<앵커>
1%포인트라면 줄기는 많이 줄었네요? 그렇죠?

<기자>
그렇죠. 단순하게 계산하면 10년 사이 예대마진 수입이 30% 이상 줄어든 겁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도 2005년 2.81%에서 작년엔 1.79%로 급락했는데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98%보다 더 낮은 수준입니다.

<앵커>
금융위기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고 하니까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확' 나는군요. 그럼 다시 돌아와서요. 김 기자가 보기에 아니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은행의 수익성 추락 이유가 최 부총리의 말대로 은행들의 타성이나 보신주의 때문이었습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기본적으로 저금리 환경의 여파가 큽니다. 은행은 금리가 낮아질수록 이자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인데요. 시중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어려움에 빠지고 있는 겁니다. 은행들이 조만간 구조적인 적자 단계에 진입하면서 혹독한 구조조정에 내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돈데요.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긴 했지만, 최 부총리의 말대로 은행들이 현실에 안주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일단 어느 정도 최경환 부총리의 말이 들어 맞는다. 그래도, 일각에선 은행의 위기에 정부의 책임론이 거론된다죠? 그건 무슨 말입니까?

<기자>
네, 국내 은행들은 전체 수익의 90% 이상을 이자 수익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수수료를 비롯한 비이자수익이 많게는 절반이 넘는 선진 금융회사들과는 확연하게 비교되는데요. 문제는 정부가 금융권의 손발을 묶은 장본인이라는 겁니다. 서민금융이니 기술금융이니, 걸핏하면 정책적 목적을 위해 은행을 동원하고, 다른 한편에선 서민을 위한다고 수수료를 비롯해 돈이 될만한 수익원을 꽁꽁 틀어막은 건데요. 최근 인기를 끈 안심전환대출도 금리가 높은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준 역마진 상품으로 꼽힙니다.

<앵커>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은행들 수익성을 급격하게 하락시켰다. 김 기자, 사실 은행권은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 문제도 심각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정부가 제 역할을 못 하면서 금융권만 닦달하는 셈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런 지적, 어떻게 보세요?

<기자>
맞습니다. 최 부총리는 은행들이 예대마진만 쳐다보고 있다고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감나무 아래 누워 감이 떨어지기만 기다린다는 건데요. 그 옆에서 감을 하나둘씩 뺏어 먹으면서 감나무 아래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은 게 바로 정부였습니다. 최 부총리는 오는 6월쯤 특단의 금융 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정부가 먼저 바뀌지 않으면 특단의 대책도 말짱 도루묵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김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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