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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잘 날 없는 소셜커머스

  • 2015.03.31(화) 19:03

1500억 투자한 쿠팡, 로켓배송 위법논란
또 주인 바뀌는 티몬, '이번엔 사모펀드'
위메프는 갑질채용 사과까지 '첩첩산중'

쿠팡·위메프·티몬 등 소셜커머스 3사가 바람잘 날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소셜커머스 1위인 쿠팡은 지난해 선보인 직접 배송서비스 '로켓배송'이 위법성 논란에 휩싸였다. 로켓배송은 쿠팡이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맨'을 활용, 자가용 화물차를 이용해 고객에게 상품을 직접 전달하는 서비스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다른 전자상거래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서비스로 보고 물류와 배송망 구축에 1500억원을 투자했다. 

획기적인 고객서비스로 인식되던 로켓배송은 곧바로 택배업계의 반발을 불렀다. 한국통합물류협회 관계자는 "쿠팡은 자가용 화물자동차의 유상운송을 금지한 현행법을 무시하며 사실상 택배업을 하고 있다"며 "이런 행위가 묵인되면 제2, 제3의 쿠팡이 등장해 택배시장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화물자동차법) 56조는 자가용 화물차를 이용해 운임을 받고 화물을 운송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쿠팡은 로켓배송이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로켓배송은 우리가 직매입한 상품을 고객에게 무료로 전달하는 것으로 제3자의 상품을 돈을 받고 배송하는 택배와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택배업계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국토부 관계자는 "쿠팡에 화물자동차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쿠팡도 이를 시정하겠다고 했다"며 "자가용이 아닌 영업용 차량을 확보해 배송을 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쿠팡이 영업용 차량을 확보하려면 추가적인 비용지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영업용 화물차의 노란색 번호판에는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영업용 화물차 1만2000대를 증차했지만, 택배현장에선 여전히 공급부족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몬은 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뀔 처지에 놓였다.

티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은 티몬의 지분 50% 이상을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넘길 예정이다. 현재 양측은 막바지 세부협상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이 체결되면 티몬은 설립후 5년만에 리빙소셜→그루폰→KKR 컨소시엄으로 주인이 3번 바뀌게 된다. 업계에서는 지분매각이나 기업공개로 차익을 챙기고 떠나는 사모펀드의 속성상 향후 티몬의 주인이 또다시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아직 계약체결이 안된 상태로 지금으로선 언급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앞서 '채용갑질' 논란에 휘말린 위메프는 지난달 초 박은상 대표가 직접 나서 "물의를 빚어 죄송하고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일은 매출 4조원대를 올리는 소셜커머스업계가 사회적 평판관리와 위기대응은 아직 걸음마 수준임을 보여준 사례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소셜 3사는 지난해 영업실적이 발표될 4월 중순 다시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배송과 물류운영에는 초창기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간다"며 대규모 실적악화을 사전 예고했다. 2013년말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위메프와 티몬도 지난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으로 수익성이 더 나빠졌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 외부에서 유입되는 자본으로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 소셜3사의 재무구조를 정상적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성장은 반드시 후유증을 남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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