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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원부터 1.8만원까지"…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 '극과 극'

  • 2024.11.27(수) 07:20

케이크 판매 '성수기'…종류·가격 다양
고물가에 '알뜰 소비족' 겨냥 제품 출시
40만원 케이크 등장…스몰 럭셔리 초점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사진=서울신라호텔 제공

연말이 다가오면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고물가 탓에 '가성비'를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에 못지 않게 작은 사치로 큰 행복감을 느끼는 '스몰 럭셔리'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크리스마스 케이크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수요 잡기 나선 호텔

통상 12월은 케이크 판매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가족, 친구, 연인 등과 함께 연말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케이크를 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케이크 종류와 가격대는 점점 더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도 선택의 폭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주요 특급호텔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은 현재 최고 40만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서울신라호텔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패스트리 부티크'의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가 그 주인공이다. 작년 출시 가격이 30만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10만원 더 비싸졌다.

/그래픽=비즈워치

이 케이크는 지난해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없어서 못 살 정도'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 파티쉐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케이크를 만들다 보니 하루에 판매할 수 있는 수량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비싼 케이크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위시 휠'로 가격은 35만원이다. 지난해 파르나스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해 화제가 됐던 ‘메리고라운드’와 비교하면 10만원이 올랐다. 케이크 장식으로 올라간 대관람차 바퀴를 실제처럼 회전시키기 위한 공수작업이 이번 가격 인상에 한 몫을 했다. 올해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위시 휠은 현재 사전 예약 단계부터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케이크 역시 하루에 총 50개 한정 판매한다.

이외에 시그니엘의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박스(21만원)', 롯데호텔 서울 '트윙클 벨(18만원)', 파라다이스 시티 '시크릿 원더박스(17만원)', 포시즌스 호텔 서울 '윈터 원더랜드(14만원)' 등도 연말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찾는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부담 없이 즐기세요"

반면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 사정을 고려해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케이크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연말 특수를 겨냥해 케이크를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방식은 같지만, 호텔업계가 고수하는 전략과는 정반대다.

메가MGC커피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이랜드이츠의 프랑제리는 1만원대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메가MGC의 경우 인기 도넛 브랜드 노티드와 협업한 '노티드 메가 스마일 우유 케이크'를 내놨다. 가격은 1만7900원이다. 뚜레쥬르 역시 1만9000원짜리 '러블리 홀리데이'를 앞세워 소비자 공략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특히 뚜레쥬르는 내달 18일까지 15~20% 할인해주는 크리스마스 사전 예약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현재는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프랑제리는 겨울딸기가 가득 들어간 '딸기쑥대밭' 케이크를 1만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SPC그룹 파리바게뜨는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케이크 가격을 2만~3만원대로 책정했다. 이 가운데 가장 싼 제품은 '해피 홀리데이 케이크', 최고가는 '윈터베리 타르트'다. 가격은 각각 2만9000원, 3만9000원으로 형성됐다. 파리바게뜨는 오는 12월 19일까지 사전 예약을 받는 중이다. 할인율은 최대 30% 수준이다.

신세계푸드가 올해도 1만원 이하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시장에 선보일지도 관심사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꽃카' 캐릭터와의 협업을 통해 9980원 수준의 초저가 케이크를 시장에 내놓으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소비 욕구 세분화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 가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경기 침체 영향과 각기 다른 소비자 니즈가 이 같은 현상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실질적인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만 내길 원하는 알뜰족과 희소성, 특별함에 대한 가치를 높이 사는 부류로 양분됐다. 일각에선 호텔업계의 잇단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 인상이 소비 양극화를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도 끝없이 오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이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전반적인 고물가 기조로 얼어붙은 소비심리까지 맞물리면서 업계는 다수의 소비자가 저렴한 케이크로 눈을 돌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시 휠./사진=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하지만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층이 존재하는 만큼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케이크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스몰 럭셔리 문화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저렴하든 고가의 제품이든 자기 자신에게 의미 있는 소비를 통해 만족감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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