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이하 코오롱FnC)가 '컨테이너'에 사활을 건다.
코오롱FnC는 오는 10일 서울 광진구 건대 상권에 컨테이너형 복합쇼핑몰 '커먼그라운드'(사진)를 오픈한다. 지난 40여년간 패션사업에 몰두해 온 코오롱FnC가 유통사업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이는 백화점에 입점된 기존 중고가 패션브랜드 사업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세요"가 아니라 "놀고 가세요"
커먼그라운드는 코오롱FnC가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팝업 쇼핑몰로 식음료, 쇼핑, 공연·전시 공간을 한 데 묶었다. 젊은층의 눈길을 끌 수 있도록 200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쌓아올린 형태로 지었다.
오원선 전무는 "커먼그라운드에 '함께 와서 같이 놀자'는 의미를 담았다"며 "물건을 사고 파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0대 전용의 '놀이 공간'을 창출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백화점, 아웃렛, 면세점에 국한된 기존 유통 비즈니스와 차별화하는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타겟 연령층인 20대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쇼핑몰은 저렴한 가격대의 '온라인'과 '동대문표' 브랜드로 채웠다. 코오롱FnC의 자체 브랜드는 쇼핑몰 입점에서 제외했다.
코오롱FnC 측은 "기존 브랜드는 중고가 위주라서 싼 가격대의 브랜드로 구성한 쇼핑몰과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시장 변화에 대해 적응이 빠른 편집숍이나 디자이너숍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고 말했다.
◇기존 브랜드는 매출 부진에 '끙끙'
코오롱FnC가 40여년 만에 패션에서 유통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기존 패션브랜드가 최근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FnC의 대표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는 아웃도어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짐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꺾였다. 지난 2012년 10.5%였던 시장점유율은 2013년 9.3%로 줄어든 후 작년에도 9.3%를 그대로 유지했다.
남성정장, 여성복, 제화 ·잡화 분야의 사정도 좋지 않다. 뚜렷한 성장을 보이지 못하며 그대로 정체돼 있거나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오롱FnC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년전(789억원)에 비해 160억원 가량 떨어졌다.
그간 코오롱FnC는 백화점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고가 전략을 취해왔다. 코오롱스포츠의 제품 한 개당 평균 가격만 17만8000원에 달한다.
최근엔 백화점, 대리점에서 온라인·모바일 마켓으로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코오롱FnC의 입지 역시 점차 좁아지고 있다.
대신증권의 유정현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백화점과 같은 형태의 유통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는 국내 의류 유통 시스템의 변화를 촉발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와 가장 접점에 있는 유통채널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어떻게' 팔 것인가에 더 집중해야 하는 상황으로 변했다는 분석이다.
◇커먼그라운드, 새로운 돌파구 되나
이에 따라 코오롱FnC는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코오롱FnC는 재고의류, 에어백, 낙하산 등의 소재를 재활용한 브랜드 래코드(RE:CORD)를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유통사업은 코오롱FnC가 정체된 성장세를 극복하기 위해 공들여 추진하는 분야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커먼그라운드에 투자한 돈은 100억원이며 3년 째엔 매출 300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코오롱FnC의 단기적인 목표는 커먼그라운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다.
코오롱FnC 측은 "도심 외곽지역에 위치한 '놀이터'로써 자리매김시키는 게 목표"라며 "올해 안에 2~3개 점포를 더 늘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커먼그라운드'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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