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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중국 '청두 프로젝트' 매각 진실공방

  • 2018.09.04(화) 16:16

롯데 중국 사업 철수…다음은 청두 프로젝트
롯데 "2단계 공사 순조롭게 진행…매각 없다"

롯데그룹이 중국 '청두(成都) 프로젝트' 매각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두 프로젝트는 '선양(瀋陽) 프로젝트'와 함께 롯데가 중국 현지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 사업이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마트와 백화점에 이어 청두 프로젝트도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롯데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


◇ '청두 프로젝트'란

롯데가 진행 중인 청두 프로젝트는 중국 청두시 6만6000㎡ 부지에 1400여 가구의 아파트 단지(1단계)와 호텔·백화점·쇼핑몰·시네마 등 상업시설(2단계)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 예상 투자 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건물 연면적만 54만㎡에 달한다. 1단계인 아파트 단지의 경우 현재 분양과 입주를 마쳤다. 2단계 상업시설은 오는 2020년 완공이 목표다.

롯데가 청두 프로젝트에 투입한 자금은 약 4000억원 규모다. 자본금 2000억원에 차입금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은 아파트 단지 조성에 들어갔다. 2단계 공사에 약 6000억원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는 청두 프로젝트를 중국 서부 내륙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 롯데 청두 프로젝트 조감도.


청두는 충칭(重慶)과 더불어 중국 서부의 핵심 도시다. 시진핑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시발점인 충칭과 인접한 대도시다. 일대일로 사업은 중국의 '신(新) 실크로드' 전략이다. 오는 2049년까지 충칭에서 유럽을 잇는 현대판 실크로드를 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작년 기준 전 세계 100여 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그 중심지에 롯데가 대규모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마트 대부분을 매각한 롯데로서는 청두 프로젝트가 앞으로 중국 사업을 이어갈 발판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유통사업 대부분을 잃었다. 하지만 중국은 롯데에 여전히 기회의 땅이다. 쉽게 포기하기엔 그동안 들인 노력과 비용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비록 마트는 철수하고, 백화점도 철수를 검토 중이지만 앞으로 상황이 좋아질 것을 대비해 거점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롯데에 청두 프로젝트는 큰 의미다.

◇ "매각 주관사를 바꿨다"

하지만 최근 업계 일각에서 롯데가 청두 프로젝트를 정리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마침 롯데가 중국의 사드 보복을 견디지 못하고 롯데마트 매장을 대부분 매각한 터였다. 여기에 백화점도 중국에서 철수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다음 수순은 청두 프로젝트와 선양 프로젝트 매각이 아니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선양 프로젝트는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 반면 청두 프로젝트는 이미 1단계 사업이 완료된 상태다. 따라서 매각할 대상이 존재한다. 청두 프로젝트 매각에 대한 신빙성이 더욱 높아진 이유다. 최근에는 롯데가 청두 프로젝트 매각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했다가 매각이 순조롭지 않자 주관사를 바꿨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돌았다.

▲ 롯데는 중국 롯데마트를 매각한데 이어 백화점도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청두 프로젝트도 정리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대두됐다.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존스랑라살르(JLL)에 부여했던 매각 주관사 지위를 박탈하고 다른 부동산자문사인 CBRE를 새 자문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JLL은 그동안 2~3개 업체를 대상으로 청두 프로젝트 인수를 타진했으나 가격에서 의견 차이를 보여 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롯데는 매각 주관사에 책임을 물어 전격적으로 주관사 교체를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지난 1년여간 롯데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조(兆) 단위 손실을 본 만큼 중국 내 롯데의 자산들을 매각해 이를 조금이라도 보전하려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서 청두 프로젝트는 매물로 적절한 대상이다. 1조원의 투자금을 모두 투입하진 않았지만 1단계가 완료된 아파트만 매각해도 투자금의 일정 부분은 회수할 수 있어서다. 

◇ 롯데 "공사 진행 중…매각 아니다"

청두 프로젝트 매각설이 대두되자 롯데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청두 프로젝트 매각설에 대해 "우리의 꿈이 들어있는데 열심히 잘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각설을 부인한 셈이다. 롯데그룹도 청두 프로젝트 매각설에 대해 "매각을 논의하거나 진행하는 사항이 전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청두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청두 프로젝트는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한동안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작년 11월 공사를 재개했지만 이번에는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에 막혀 다시 공사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미세먼지 등의 발생이 많은 대규모 공사에 대해 일시적으로 중단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롯데뿐만 아니라 중국 로컬 건설사들도 이 규제 탓에 한동안 공사를 멈춰야 했다.


현재 청두 프로젝트는 순항 중이다. 중국 정부로부터 공사 재개 허가를 받아 2단계 공사가 한창이다. 롯데는 청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1단계와 2단계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지 않았다. 1단계가 완료되고 아파트 입주가 끝나자 2단계 공사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청두 프로젝트의 공사 중단이 잦아지면서 매각설에 힘이 실린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재는 2단계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주관사 교체는 매각 주관사가 아니라 컨설팅 업체 변경이라고 설명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2단계는 복합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인 만큼 여기에 입주할 업체 등을 선정하고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해 컨설팅 업체를 선정한 것일 뿐 매각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매각과 관련된 움직임이나 준비 등은 없다"면서 "청두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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