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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위기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고?

  • 2018.10.01(월) 14:12

<김보라의 UP데이터>
2014년 250m 거리제한 폐지되면서 점포 급증
대부분 반 강제 야간영업, 인건비 부담 더 커져
최저임금 인상 부수적 문제…근본문제 함께 봐야

 

24시간 영업으로 언제 어느 때나 편리하게 필요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

 

편의점은 일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 일명 아르바이트생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아르바이트생은 주로 최저임금 적용을 받습니다. 올해 국가가 정한 최저임금이 얼마냐에 따라 이들의 급여도 달라지는 거죠.

 

따라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편의점 점주들도 최저임금제도에 민감합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그만큼 점주들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죠. 

 

이런 이유로 올해부터 가파르게 인상된 최저임금을 두고 편의점 업계가 울상이라는 소식이 자주 들립니다. 감당할 수 없는 임금 때문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요. 정말 편의점 운영의 어려움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일까요.

 

◇ 편의점왕국 일본 넘어선 한국 편의점 

 

충북 충주에서 CU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지훈 씨는 편의점 점주이자 CU 점포개설피해자모임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그는 편의점 운영으로 피해를 보자 지난해 30여명의 CU점주들과 함께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박 대표는 "가맹본부는 개별 점포 수익이 얼마가 되든 문만 열면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여서 점포 수 늘리기에만 몰두한다"고 말합니다. 점포 하나를 개설하면 본사는 점주로부터 가맹비, 매출에 따른 배분수익금, 물건 유통마진, 물건 제조사로부터 받는 장려금 등 고정 수입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국내 편의점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프랜차이즈편의점 수는 3만6824개입니다. 지난해에만 5611개의 편의점이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2010년 1만6937개이던 편의점 수가 2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편의점이 늘어나면서 편의점 1곳당 인구수도 비례해 줄어들고 있죠.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편의점 1곳당 2983명이던 인구수는 지난해 1406명으로 절반 감소했습니다.

 

'편의점 왕국'인 일본과 비교해도 국내 편의점 수는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지난 7월 기준 일본에는 5만5322개의 점포가 있는데요. 일본 인구수(1억2719만명)를 감안하면 1곳당 2300명꼴입니다. 한국보다 편의점 당 인구수가 훨씬 더 많습니다.

 

◇ 250m 거리제한 폐지, 편의점 포화 부채질

 

편의점 매장이 이렇게 우후죽순 늘어나게 된 데에는 지난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가 편의점 업종 모범규준을 폐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기존에는 브랜드가 다른 편의점이라도 250m거리 내에서는 신규 편의점을 열 수 없었습니다. 과도한 영업경쟁을 방지하고 점포의 최소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거리제한을 둔 것이죠.

하지만 이 제도는 기업경영활동을 제약한다는 이유로 박근혜정부 때 폐지됩니다. 이후 편의점 점포수는 급
격히 늘어났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 대표 편의점 3개 사(CU, GS25,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를 대상으로 조사한 점포수 증가율을 보면 지난 2014년 월평균 3%에 불과하던 점포증가율은 2015년 8.3%로 늘어나고 2016년 13%, 2017년 14%로 껑충 뛰었습니다. 공정위 모범규준이 폐지된 이후 편의점 출점이 급격히 늘어난 겁니다. 

 

 

박지훈 CU점포개설피해자모임 대표는 "2014년 박근혜정부 때 편의점 거리제한(250m)이 폐지되면서 매장이 계속 늘어나 점주들이 매출 타격을 받는 구조가 됐다"며 "최저임금 인상도 편의점 운영을 어렵게 만들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가맹본부의 무차별식 매장 늘리기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관련  CU를 운영하는 본사인 BGF리테일 관계자는 "타사 편의점과의 근접 출점으로 점주들이 매출을 나눠가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알고 있다"며 "다만 타사와의 거리제한은 편의점 업계 전체가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답변했습니다. 

◇ 최저임금 인상, 야간영업 부담 덜고 싶지만

 

우후죽순 늘어나는 편의점으로 치열한 매출경쟁에 놓인 편의점 점주들은 어떻게든 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것은 단연 인건비입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지 않고 점주가 직접 판매에 나서기도 합니다. 또 야간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1.5배의 인건비를 더 지급해야 하는 만큼 야간운영시간을 단축해 인건비를 줄이고 싶어하는 점주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CU·GS25·세븐일레븐 등을 운영하는 점주들이 이마트24로 전환하는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마트24에 따르면 타사 브랜드에서 이마트24로 전환 비율은 지난해 5.5%에서 올해 14.7%로 크게 늘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24로의 전환비율이 크게 늘어난 이유로 야간영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꼽고 있습니다.
 
실제 3대 편의점 업체(CU·GS25·세븐일레븐)들은 24시간 영업을 기본으로 점주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공정위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GS25는 특수입지(학교, 특정 상가 등) 및 제반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24시간 영업을 기본으로 합니다. 세븐일레븐도 가맹수수료, 전기료 등 본사와 점주 간의 비용부담을 24시간 영업과 24시간 미영업을 기준으로 다르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CU는 기본 영업시간을 19시간(오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으로 규정하지만 19시간을 운영하는 점포는 전체 CU편의점 중 16%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은 24시간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24시간 영업할 경우 가맹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등 혜택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기본 영업시간은 19시간이지만 대부분의 점주들이 24시간 영업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박지훈 대표는 "24시간 영업을 선택하지 않으면 점주가 가져가는 수익배분율이 줄어들고 본사로부터 지원받는 전기세 혜택 등도 없어진다"며 "수익배분율이 줄어 발생하는 손해가 더 크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야간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점주가 24시간 영업을 선택해 얻는 것은 일종의 추가 혜택이기 때문에 야간영업을 포기함으로써 줄어드는 혜택은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며 "영업시간 단축은 가맹사업법 12조3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가능하다"고 답변했습니다.


가맹사업법 제12조3은 심야매출이 저조하거나 가맹사업자가 질병 등의 이유로 영업할 수 없을 경우 영업시간을 구속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편의점 운영의 어려움은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라 우후죽순 늘어난 점포 수 증가가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속적으로 매출경쟁에 시달려 온 상황에서 급격히 늘어난 최저임금 인상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영향을 준 것이죠. 매출이 저조한 심야영업 시간이라도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싶지만 그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 지금 편의점의 현 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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