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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한국식 라면 문화'를 수출하다

  • 2020.02.25(화) 09:51

1996년 중국 진출해 '끓여 먹는 라면 전파'
최근 기생충 '짜파구리' 열풍 제2 도약 기대

짜파구리 홍보 영상 화면. (사진=농심 제공)

농심이 중국과 미국 등 전 세계에 '한국식 라면 문화'를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앞서 중국에서는 중국인들에게는 낯선 '끓여먹는 라면'을 알리는데 공을 기울인 결과 이제는 현지 업체들도 끓여먹는 제품을 출시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특히 최근엔 영화 기생충의 잇따른 수상 덕분에 영화 속에 나오는 '짜파구리' 열풍이 불면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간 신라면 수출에 의존해 왔던 농심 입장에서는 수출 품목을 다변화할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이를 통해 해외 수출 규모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짜파구리' 영화 기생충 효과 톡톡

최근 농심은 자사 유튜브 채널에 '짜파구리' 조리법을 11개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다. 짜파구리는 농심의 주력 라면 제품인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서 만든 요리를 지칭한 줄임말이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등 전 세계 영화제에서 잇따라 수상하면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진 데 따른 마케팅 전략이다.

농심 관계자는 "영화에 나온 짜파구리를 누구나 손쉽게 조리해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언어로 짜파구리 조리법을 안내하는 영상을 제작했다"면서 "아울러 세계 각국의 영화관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제품을 나눠주며 짜파구리 홍보에 나서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은 농심 입장에서는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간 농심은 주로 신라면이나 사발면을 수출하는데 주력해왔는데, 이제 품목을 보다 다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심은 최근 해외 수출에 더욱 공을 들이면서 실적도 덩달아 좋아지고 있는데 이번 '짜파구리 열풍'으로 이런 흐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생충'의 간접 광고효과는 실제 '너구리'와 '짜파게티'의 매출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미국 법인의 브랜드별 매출 비중을 보면 신라면과 사발면 비중이 80%에 육박하는데,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았던 두 제품에 대한 인지도 상승은 중장기 농심의 브랜드력 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북경 관광지 천단공원에서 신라면을 사 들고 있는 중국인들. (사진=농심 제공)

◇ '한국라면 문화' 확대에 공들여…매출도 '쑥쑥'

농심 측은 특히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이 단순히 영업망 확대를 통한 매출이 아니라 '한국의 식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더욱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식문화로 자리 잡을 경우 지속적인 매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한때 드라마의 인기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치맥' 바람이 불었던 것처럼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식문화를 알리는 것은 식품한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세계 각국의 거래선과 소비자들로부터 짜파구리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짜파구리의 열풍을 이어갈 수 있게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농심은 앞서 중국에서도 '한국식 라면 문화'를 전파하며 실적 상승까지 끌어낸 바 있다. 중국에서는 라면을 끓여먹기보다는 뜨거운 물을 붓고 데워 먹는 '포면(包面) 문화'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농심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끓여먹는 조리법'으로 중국 업체들과 정면 승부를 펼치기로 하고 곳곳에서 시식 행사를 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농심은 "그간 중국에서는 '라면은 끓여 먹어야 맛있다'라는 구호 아래 지역 곳곳에서 시식행사를 벌였다"라면서 "지금은 중국 현지 유명 라면업체들도 끓여 먹는 라면을 출시할 만큼 한국식 라면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라면은 중국에서 현지 제품과 타협하지 않고 고유의 맛으로 승부해 시장에 안착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농심은 중국에서도 점차 매출 규모를 확대해가고 있다. 농심에 따르면 중국 시장 매출은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1999년 약 85억원(700만 달러)에서 지난 2017년 1465억원, 2018년 1569억원 등 지속해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11일 열린 중국의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광군제에서는 하루 동안에만 12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시장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에서 신라면은 단순 한국산 라면을 넘어 공항, 관광명소 등에서 판매되는 고급 식품 브랜드로 여겨지고 있다"라면서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辛'자 디자인을 두고 중국인들도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만큼 신라면은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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