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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뷰티 카테고리'에 힘 주는 진짜 속내는

  • 2025.03.18(화) 07:20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 뷰티 부문 확대
뷰티만 창고보관 제한 없어…풀필먼트 운영
업계, 거래액 확대 통한 IPO 목적으로 해석

/그래픽=비즈워치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이 스니커즈, 패션 등에 이어 뷰티 카테고리 키우기에 나섰다. 업계에선 크림의 뷰티 카테고리 확장 이유로 거래액을 늘려 기업공개(IPO)에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뷰티 거래액 늘어난 이유

업계 등에 따르면 크림은 올해 1~2월 뷰티 카테고리의 거래액이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보관판매(창고보관) 서비스를 통한 풀필먼트 상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약 37배 증가했다. 이는 크림이 뷰티 카테고리 성장을 위해 뷰티 카테고리 판매자에게만 '특별한 혜택'을 제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크림은 현재 뷰티 카테고리 제품에만 전체 보관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타 카테고리와 달리, 뷰티 카테고리의 모든 제품에 대해 100% 창고 보관 서비스를 제공한다. 판매자가 제품을 보내고 판매가격을 설정하면, 크림이 물품 보관과 배송을 맡는 구조다. 판매자들의 재고 부담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이후로 병행수입업자들이 크림으로 많이 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크림의 창고보관 서비스는 셀러들에겐 유리한 혜택인 셈"이라고 말했다.

크림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 성장 그래프 /사진=크림

또 뷰티 카테고리 판매자에게는 등급과 상관 없이 플랫폼 내 최저 수준인 '기본 수수료 0원'과 '판매자 수수료 3.5%'를 적용하고 있다. 당초 크림은 매출 기준에 따라 판매자 등급을 5개로 나눠 기본 수수료와 등급 수수료를 다르게 적용해왔다. 뷰티 카테고리 확장을 위해 판매자 정책을 별도로 마련한 셈이다.

크림의 뷰티 카테고리는 2022년에만 해도 C2C(소비자 간 거래) 형태로 운영됐다. 하지만 2023년 하반기부터는 사업자 회원에게 전체 카테고리를 개방했다. 이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형태를 추가해 사업 확장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뷰티 시장에 참전한 이유

크림은 네이버의 사내 독립 기업 형태로 시작한 네이버 스노우의 자회사다. 2021년 스노우의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기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크림은 한정판 스니커즈, 명품, 스트릿 패션 등을 거래하는 리셀 플랫폼으로 성장하며, 정품 인증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크림의 뷰티 카테고리 확대는 최근 몇 년 새 플랫폼 업계에 나타난 '빅블러 현상(Big blur, 사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의 일환이다. 본업과 접목할 만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것은 외형 성장을 위한 행보다.

대표적으로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해 '무신사 뷰티 페스타'를 열며 뷰티 카테고리를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덕분에 무신사의 지난해 뷰티 거래액은 전년 대비 약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뷰티 구매자 수는 전년보다 약 70% 증가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이름을 알린 컬리 역시 '뷰티 컬리'로 외형 확장에 성공했다.

크림 뷰티 카테고리 상품 목록 /사진=크림 홈페이지 캡처

크림도 스니커즈, 패션 카테고리만으로는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뷰티 카테고리를 취급하는 뷰티 상품은 주로 유명 브랜드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딥티크', '크리드' 등의 향수부터 '샤넬', '프라다', '디올' 등 메이크업 제품과 각종 스킨케어, 바디케어 제품까지 취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크림이 리셀 플랫폼으로 이름을 알렸던 만큼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뷰티 제품으로 차별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뷰티는 패션보다 재고 관리 용이하고 마진도 더 많이 남는다"면서 "크림은 브랜드 입점을 통해 B2C를 늘리고 있고, 일정 기준 이상의 브랜드를 취급하는 리셀 플랫폼인 만큼 이용자들의 수요에 맞춰 중저가 화장품보다는 비교적 가격대가 있는 브랜드 상품을 취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 IPO 타자?

업계에서는 크림의 뷰티 카테고리 확장에 대해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거래액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니커즈, 패션 등을 영위해온 만큼 뷰티 카테고리는 이용객들의 수요를 접목시키기 용이한 카테고리라는 분석이 많다.

크림은 팬데믹 기간 리셀 붐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크림의 매출은 2021년 33억원에서 2023년 1222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수백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은 여전히 숙제다. 크림의 영업손실은 2021년 595억원, 2022년 861억원, 2023년엔 408억원을 기록했다. 

크림 실적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게다가 일본 '소다'와 명품 중고플랫폼 '시크'를 운영하는 팹 등 종속기업들도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크림의 재무 상태는 악화했다. 크림은 지난 2023년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크림은 그간 투자를 유치해 자금을 조달했다. 2021년부터 지난 2023년 3월까지 총 2506억원을 투자를 통해 외부로부터 자금을 수혈 받았다. 이런 투자 유치를 통해 크림의 기업가치는 2021년 약 900억원에서 2023년 9700억원으로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출자 구조가 네이버-스노우-크림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크림이 스노우보다 매출 규모가 크고 커머스로 수익을 올리기가 보다 수월해 먼저 IPO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크림이 시리즈 C까지 투자를 받은 만큼 이제는 거래액을 키울 차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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