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가 글로벌 스타 BTS와 손잡고 신규 브랜드 '아리'를 론칭했다. BTS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데다, 국내보다 미국에 먼저 판매를 시작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을 목표로 했음을 명확히 했다. 오랜 업력에도 보수적인 경영을 이어왔던 hy가 창사 이래 최대의 도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BTS+hy
지난 24일 hy가 신규 브랜드 '아리'를 론칭했다. 식품업계의 성수기가 시작되는 봄을 맞아 신제품이나 신규 브랜드를 내놓는 건 특별할 게 없다. 하지만 hy의 신규 브랜드 론칭엔 주목할 만한 점이 많다.
우선 글로벌 스타 BTS와 손잡았다. 단순히 광고 모델로 기용한 게 아닌, 브랜드 론칭을 BTS와 함께 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BTS가 참여해 브랜드명과 맛, 패키지 디자인 전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을 나눈 'BTS 브랜드'다. 실제 브랜드명 '아리'는 BTS의 컴백 앨범 '아리랑'을 연상케 한다.
제품 가짓수도 눈에 띈다. hy와 팔도는 '아리' 론칭과 함께 모던 누들 14종(봉지 7종·컵 7종), 포스트바이오틱 에너지 드링크 7종, 듀얼 바이오틱 소다 7종 등 총 28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제품 구성이 BTS 멤버 수와 동일한 7종씩인 것은 물론, 28종의 제품을 한 번에 내놨다는 것도 이례적이다.
hy는 식품업계 내에서 보수적인 운영을 하기로 유명하다. 끊임없이 신제품을 내놓고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보다는 hy가 잘 하는 제품들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런 hy가 한 번에 30가지 가까운 신제품을 내놓는다는 건 그만큼 '아리'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실제로 hy의 계열사인 팔도가 운영하는 라면은 팔도비빔면 등 38종에 불과하다. 경쟁사의 절반 이하다. 이번에 출시된 '아리'의 면 제품은 팔도 전체 면 라인업의 3분의 1이 넘는 14종이다. 단숨에 면 라인업을 30% 이상 확장한 셈이다.
사진 대신 철학
hy의 '아리'에는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제품 포장이나 제품명 등에서 BTS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BTS가 참여한 'BTS 브랜드'로 포지셔닝했지만 이런 정보 없이 '아리'를 보면 BTS가 참여했다는 것을 알기 어렵다.
여기에도 이유가 있다. 아리는 단순히 hy가 BTS를 모델로 기용한 광고 혹은 협업 프로젝트가 아니다. BTS가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한 공동 프로젝트다. 제품과 브랜드를 함께 개발한 만큼 그룹이나 개별 멤버 등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hy와 BTS의 브랜드 철학과 메시지를 담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아리의 브랜드 인스타그램 등을 살펴보면 제품 출시 전 맛과 밸런스에 대한 피드백을 나누는 등 BTS 멤버들이 이름만 빌려준 게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영상에서는 진이 탄산을 더 빼달라고 요청해 밸런스가 조절됐다는 등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hy 관계자는 "일상의 균형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라는 콘셉트에 맞춰 패키지를 설계했다"며 "소비자가 아티스트가 아닌 브랜드 철학과 제품 경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국내에 앞서 먼저 출시된 아리의 북미 초반 성과는 나쁘지 않다. 월마트에서는 '아리'의 개별 탭을 따로 마련해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블랙페퍼 떡볶이맛 누들, 트러플 불고기맛 누들, 봉골레 누들, 졸리 스트로베리 프로바이오틱 에너지 드링크 등은 출시되자마자 '베스트셀러' 태그를 받았다.
해외 공략
hy의 이번 브랜드 론칭은 최근의 해외 시장 확장과도 관계가 깊다. 그간 hy의 해외 진출 선봉장은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었다. 2024년엔 중국 시장에 '윌'을 출시했고 지난해엔 태국의 대형 유제품 기업 더치밀과 손잡고 윌을 현지 생산해 판매 중이다. 미국에서도 지난해부터 H마트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팔도 역시 러시아와 베트남에 집중돼 있던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력이 높은 선진국 공략을 시작했다. 지난해 하이브와 손잡고 HYH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hy와 하이브, 팔도가 지분을 나눠 갖는 합작법인이다. 지난 1월엔 일본에 팔도재팬을 설립했다. 농심과 삼양식품이 기반을 닦은 북미·일본 시장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K푸드의 글로벌화 파도를 타지 못했던 hy가 BTS를 앞세워 '일발역전'을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완전체로 모인 BTS의 파급력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해외에서의 K라면 열풍이 국물 없는 '볶음면' 중심인 점도 '비빔면 명가'에는 호재다. 아리 역시 봉지면·컵라면 14종이 모두 비빔면·볶음면류다. hy와 팔도가 '제 2의 불닭볶음면' 열풍을 기대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라면 4사로 묶이는 팔도지만 해외에서는 러시아에서 도시락이 대성공을 거둔 것을 제외하면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비빔면 1위인 팔도비빔면, 매운 국물 라면의 선구자인 틈새라면 등 라인업이 잘 갖춰져 있어 기회만 온다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