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이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한때 중국을 중심으로 K뷰티를 이끌어 왔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다시 본업인 화장품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사의 본업 강화가 현재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디 브랜드들과 어떤 경쟁 구도를 가져올지 주목된다.재도약을 위해
LG생활건강은 최근 해태htb(옛 해태음료) 매각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 사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외형 확장보다는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경영 효율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LG생활건강의 음료 사업은 내수 비중이 99%에 달해 성장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따라서 이번 매각을 통해 본업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LG생활건강은 수장도 교체했다. K뷰티 호항에도 불구 유독 LG생활건강이 전개하는 화장품 브랜드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부는 지난 2분기 20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 내부에서도 현재의 상황에 안주했다가는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다는 전언이다.
애경산업의 경우 새 주인인 태광산업을 등에 업고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은 그동안 대규모 투자가 거의 없었다. 실제로 애경산업은 지난 2022년 기초 화장품 전문 기업인 '원씽'을 인수한 것이 설립 37년 만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진행한 인수합병(M&A)이었다.
그러나 태광산업의 안정적인 자본력이 더해지면서 애경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단일 브랜드와 특정 국가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이 생겼다는 평가다. 애경산업 역시 '제2의 도약'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인디 브랜드 잡아라
다만 이 같은 전략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묘수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K뷰티 시장은 중소기업의 인디 브랜드를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이다. 중소기업벤처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1.2%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68.3%)보다 1.9%포인트 확대된 수치다. 바꿔 말하면 대형 K뷰티가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두 업체가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선 인디 브랜드와의 M&A 여부가 핵심 열쇠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장품 시장에서는 트렌디한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요소로 꼽힌다. 특히 인디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글로벌 유통망을 활발히 활용하는 만큼 성장 속도도 빠르다.
이미 이런 전략이 빛을 발하는 곳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시장에서 코스알엑스의 인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코스알엑스는 현재 북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다만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이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은 물론 K뷰티의 새로운 장을 연 에이피알과 대적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에이피알은 2014년 창립 이후 11년 만에 애경산업 전체 매출을 뛰어넘으며 K뷰티 '빅3' 구도를 재편했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ODM 업계는 급성장하고 있는 인디 브랜드와 손을 잡은 덕분에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 규모를 바짝 쫓고 있다. 그만큼 격차가 벌어졌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선 자체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인디 브랜드와의 시너지 전략이 필수적일 것"이라며 "소비자 취향 변화에 얼마나 민첩한 대응이 가능한지가 브랜드를 쇠퇴시키느냐, 살리느냐를 좌우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