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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머리 맞대보지만 서민금융 묘안 나올까

  • 2015.04.02(목) 17:57

[안심대출 논란 출구는]②대출자 정부정책 기대감 커진 상태
제각각 서민대출 개편에 초점 맞출 듯

"다들 정부의 입만 쳐다보고 있어요."

한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 부장의 첫 마디다. 안심전환대출에서 소외된 대출자들이 그에 못지 않은 조건의 대출상품을 정부에서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미 안심전환대출 대상을 확대하지 않기로 하면서 기존의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을 이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관계부처에서 금리 인하를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대출자들은 지켜보는 모양새다.

이미 시장의 기대는 한껏 부풀었다. 정치권에 이어 청와대까지 나서서 추가 대책을 주문했다. 금융위원회도 관계 기관들과 머리를 맞대보지만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대출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묘안을 찾아낼지는 의문이다.

 



◇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은 그림의 떡

안심전환대출의 차선으로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출은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과 국토교통부 국민주택기금에서 운용하는 내집마련 디딤돌대출이다. 각각 연2.85~3.10%, 연 2.6~3.4%로 은행권에서 판매하는 대출 가운데 비교적 낮은 금리로 운영된다.

보금자리론은 한 달에 한 번 금리가 바뀌기 때문에 추가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국토교통부도 디딤돌대출의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어 안심전환대출 금리 수준(연 2.53~2.65%)에 가깝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에서 소외당한 대출자에겐 역시 그림의 떡이다. 이들은 주로 2금융권 대출자와 고정금리 대출자다.

한 시중은행 담당 부장은 "2금융권 이용자는 대부분 1금융권에서 대출이 거절되거나 1금융권에서 대출받고 추가로 2금융권에서 대출받은 사람"이라며 "2금융권에서 1금융권의 디딤돌대출로 넘어올 수 있는 대출자는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2금융권에서 이들 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 대출자라고 해도 은행권의 LTV(주택담보인정비율) 60~70%를 맞추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에 2금융권 대출자들은 많게는 LTV 80~85%까지 대출을 받았다. 이들이 은행 대출로 전환하려면 그 차액만큼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2금융권 대출자들의 형편상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 역시도 통상 기존 대출이 3년이 지나지 않은 상태서 전환하게 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준 안심전환대출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결국 금리 인하 이외에 추가적인 제도 보완 없이는 이들 대출로의 전환이 어렵단 얘기다.

◇ 정부 관심은 안심전환→서민금융으로 'U턴'

안심전환대출은 가계대출의 구조개선을 통해 앞으로 발생할 위험을 줄여보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집 있는 대출자에게 '보너스'를 준 격이 돼 버렸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의 의도와 달리 집 없는 대출자들의 박탈감은 커졌다. 이들의 대부분이 가계부채 문제에서 가장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저소득층이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총량규제에서 미세정책으로 돌아서면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저소득층, 자영업자 등을 꼽았다. 이 때문에 이들, 주로 2금융권 대출자에 대한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금융당국도 더이상 나몰라라 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일 서민금융 지원제도와 관련해 국민행복기금, 미소금융, 햇살론 등 서민금융 현장의 실무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임 위원장은 "그동안 서민금융 지원 노력에도 여전히 서민금융에 대한 외부 평가는 냉정한 것이 현실"이라며 "서민금융이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서민금융 지원에 정책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현행 제도의 지원기준, 내용 등을 탄력적으로 개편하고 지속적인 서민금융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 충분한 재원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내놨다.

◇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햇살론 등 수두룩..어떻게 개편?

 



지난달 29일 임 위원장이 안심전환대출 추가 공급을 발표하면서 "2금융권의 경우 금리, 담보여력, 취급기관 등이 너무 다양해 해당 금융회사들이 통일된 전환상품을 협의해 만들어 내는 것이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의 임 위원장의 발언에 비춰보면 2금융권 대출자에 대한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기존 대책을 보완하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나와 있는 서민대출은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햇살론, 바꿔드림론 등 크게 4가지다. 대부분 대출대상이 5~6등급 이하의 저신용, 저소득층으로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대출 요건이 까다롭고 복잡하다. 관리부처와 취급기관도 금융위, 금융감독원, 은행, 서민금융회사, 지역신용보증재단, 자산관리공사 등으로 제각각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용자 입장에서 손쉽게 이용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흩어져 있는 대출을 비슷한 유형에 따라 통합하거나 개편하는 방향이 선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한도 역시 새희망홀씨 최대 2000만 원, 햇살론 1000만~5000만 원, 바꿔드림론 3000만 원 등 소액이어서 지속 가능한 생계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산분석팀장은 "햇살론 등 정책금융의 경우 상당 부분 부실화돼 있다"며 "관련 기관의 얘기를 들어보면 결국 2000만~3000만 원 대출해주고 살아보라는 식이어서 1~2년 지나 부실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책이 그렇듯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개인당 한도 확대 역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어떤 묘수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자료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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