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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는 금융위, 서민금융 금리부터 손댈 듯

  • 2015.04.06(월) 16:16

시중금리 인하분 반영해 2%p 안팎 인하 유력
대상 확대도 검토…부실만 키울라 우려도 제기

금융위원회가 서민금융 종합대책에 담을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우선 서민금융 상품의 금리를 전반적으로 2% 안팎으로 내리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그동안 시중금리는 많이 내렸는데 서민금융 금리는 따로 조정하지 않은 탓이다. 자격 요건을 완화해 수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반면 금리를 내리고, 한도를 확대하면서도 효과는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오히려 부실만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애초 가계부채 구조 개선이란 목표는 사라지고, 시혜성 복지대책만 남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2일 서민금융 지원 확대를 위한 간담회을 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 서민금융 금리 일제 인하 전망

금융위는 안심전환대출이 서민층을 외면했다는 비판에 따라 서민금융의 혜택을 최대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새희망홀씨와 햇살론, 바꿔드림론 같은 서민금융 상품의 대출 금리를 내리는 방안이 일 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내리면서 시중금리는 많이 떨어졌는데 서민금융 금리 수준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수준은 그동안 시중금리 하락 폭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새희망홀씨와 햇살론, 바꿔드림론 등 기존에 11~12% 수준인 서민금융 대출금리가 10%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 서민금융 한도 확대도 거론

서민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차상위 계층 또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미소금융 지원 대상을 6등급 이하로 확대하고, 개인워크아웃을 채무자별 상환 능력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식이다.

새희망홀씨와 햇살론 등 한시적인 서민금융 상품을 상시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상태면 새희망홀씨와 햇살론 모두 내년 이후로 지속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태다.

금융위는 연초에 밝힌 대로 임대주택 임차 보증금이나 취업 성공과 연계한 상품, 서민대출 성실 상환자가 10% 이하의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징검다리론 등 주거와 고용, 복지를 연계한 서민금융 상품도 개발 중이다.

이밖에 최근 시중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대부업 최고금리를 내리거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추가로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 만만치 않은 부작용

문제는 서민금융 확대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사실 기존 서민금융 상품은 정상적인 금융상품이라기보다는 시혜성 복지대책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부실률이 상당히 높다. 저소득, 저신용 서민들에게 10% 안팎으로 생활자금을 빌려주는 새희망홀씨 역시 연체율이 계속 오르면서 지난해 3%를 넘어섰다.

국민행복기금 보증을 통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등의 고금리 대출을 10% 안팎의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바꿔드림론의 경우 지난해 8월 현재 평균 연체율이 22%에 달한다. 연체자만 5만 명이 넘고, 연체금액은 5000억 원 가까이 된다.

서민금융 자격 요건을 완화하려면 한도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새희망홀씨나 햇살론 등을 상시화하려면 결국 정부가 돈을 대거나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 갹출할 수밖에 없다. 안심전환대출로 유무형의 손실을 감수한 은행권에 또 희생을 요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 흔들리는 명분

금융위가 애초 내건 명분도 흔들리고 있다. 금융위는 안심전환대출을 내놓을 당시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내세웠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의 인기와 함께 서민층을 외면했다는 여론이 거세졌고, 2금융권 확대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자 서민금융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민금융 종합대책 자체가 여론에 쫓긴 작품이라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지 벌써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시중금리 인하분을 반영해 서민금융 상품의 금리를 조금 내리는 정도로 생색을 내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에선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민금융 종합대책의 취지는 좋다”면서도 “반면 여론에 떠밀려 생색을 내려고 급하게 만들다 보면 효과보다는 부작용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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