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인위적 개입으로 시장 교란
인위적인 시장 개입에 따른 시장 교란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일반 대출 금리보다 훨씬 낮다 보니 여기저기서 부작용이 현실화하고 있다.
우선 안심전환대출 판매와 함께 시중은행들이 팔던 기존 대출상품은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대출금리 기대치가 올라가서 대출금리를 깎아달라는 요구도 빗발치면서 은행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도덕적 해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가 고정금리 대출 전환을 위해 잇달아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은 탓에 정부의 '추가 대책은 없다'는 발표에도 이를 곧이곧대로 믿으려 하지 않으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측면도 생기고 있다. 일부에선 아예 변동금리 대출을 받고 다시 더 좋은 조건의 추가 대책이 나오면 그때 갈아타는 것이 더 낫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은행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연 3.5% 수준의 기존 대출 금리를 2% 중반으로 낮춰주면 이자 수입 감소가 불가피한 탓이다. 삼성증권은 30일 40조 원의 안심전환대출 공급에 따라 이자이익이 3000억 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④경기부양에도 역효과
안심전환대출은 경기부양에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면 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아야 해 매월 원리금 상환 부담이 두 배 가까이 많아진다. 그러면 당연히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 대책 역시 결과적으론 가계의 소비 여력을 키우는 데 있다. 반면 안심전환대출은 과도기적으로 소비를 더 옥죄는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정부의 경기부양 기조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안심전환대출의 효과를 인정하더라도 최소한 타이밍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부동산 경기부양 공식에 집착해 결국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를 띄우면 자산효과와 함께 소비가 살아나면서 자연스럽게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 따라 빚 권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반면 부동산 경기부양에 따른 낙수 효과는 전혀 없고, 가계부채가 되레 경기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되고 있다. 가계부채 확대를 통한 부동산 경기부양이 미분양 물량 밀어내기로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가계의 주머니를 털어 건설사 배만 불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동걸 전 금융연구원장은 “안심전환대출은 정책의 목적이 불분명하고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을 비껴간 대증적 처방”이라며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정책적 노력과 비용을 엉뚱한 데 쏟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