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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경영진 사법리스크 확대…지배구조 '안갯속'

  • 2024.11.19(화) 16:49

검찰, 우리금융·은행 압수수색…조병규 행장 '피의자' 명시
결단 내려야 하는 우리금융 이사회…선택도 초읽기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가 점점 더 불투명해지는 모습이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이 핵심 계열사 CEO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사법리스크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의 서슬퍼런 시선에 이어 사법당국까지 가세하면서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자리를 지키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역시 조만간 '결단'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 왼쪽) 및 조병규 우리은행장. /그래픽=비즈워치

조병규 우리은행장 '피의자'로

19일 금융권 및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한 수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우리금융지주 및 우리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과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축소 및 은폐하려 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사무실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사무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이 앞서 주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태를 그룹 내 핵심 경영진들이 사전에 인지하고도 은폐하려고 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당장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과 함께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피의자'로 명시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검찰이 조 행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태를 '배임'으로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검찰이 사건 조사 결과 필요하다면 임종룡 현 회장 또한 '피의자'로 명시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게 금융권의 판단이다. 

이미 사건을 조사한 금융당국이 조병규 행장 뿐만 아니라 임종룡 회장 역시 이번 사안을 은폐하려 했다고 지목한 만큼 조 행장과 같은 혐의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검찰이 현 우리금융 경영진을 향한 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이를 임종룡 회장 역시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조만간 검찰이 조병규 행장을 불러 조사를 한 이후에 임 회장에 대한 판단이 나오지 않겠느냐"라고 귀띔했다. 

'사법리스크' 떠안은 우리금융…이사회 결단 내릴까

검찰이 현 우리금융 경영진을 향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손태승 전 회장의 리스크가 현 경영진의 사법리스크로 확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종전에는 금융감독원의 징계로 끝날 수 있는 사안이었는데, 최악의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되면서 리스크가 더욱 확대됐다는 의미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역시 이같은 사안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당장 내달 말 임기가 종료되는 조병규 행장을 차기 행장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려고 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자회사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행장을 선임하기 위한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을 진행중인데, 그간에는 조병규 행장을 리스트에 넣을지 말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조병규 행장의 사법리스크를 감당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회장보다는 과점주주들 중심 사외이사들의 목소리가 더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행장 선임 절차는 주요 주주들로 구성된 이사회와 자추위가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가 중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이번 사법 리스크가 임종룡 회장에게 번질 경우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의 고민은 깊어질 수 있다. 

임종룡 회장은 임기가 2026년 3월까지로 약 1년여 남아있다. 사법 리스크를 가진 CEO의 자리를 보전하는 경우 그룹 전체가 지속해서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임 회장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면 이같은 리스크를 이사회 차원에서 안고갈 가능성도 있다. 

한 금융회사 고위 관계자는 "사법리스크가 본격화 하더라도 법원의 최종 판결 이전까지는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다만 CEO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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