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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원치 않는 MBS 인수' 고민 3가지, 개선책은?

  • 2015.04.06(월) 17:49

수익성 떨어지고 장기고정금리 자산 관리도 부담
"입찰 아닌 사모 형태로 은행에 안분 방식도 고민"

은행은 기본적으로 안심전환대출로 인해 생기는 MBS(주택저당증권) 매입을 원치 않는다. 그런데 그 규모가 애초 20조 원에서 34조 원으로 늘어났다. 한 은행당 수조 원의 MBS를 떠안게 됐다. 가뜩이나 매입 자체로 수익성이 떨어지는데 정부가 제시한 몇 가지 의무 조항은 이를 더 부담스러운 존재로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은행의 부담을 완화하고 시장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매각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 금융감독원, 한국주택금융공사, 은행연합회, 시중은행 등으로 TF를 구성해 논의할 계획이다. MBS 인수로 인한 고민 3가지를 정리해봤다. 이에 대해 TF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MBS 살 때 (100% 의무 매입)

MBS 매입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가장 큰 부담이다. 평균 3% 중반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을 그보다 낮은 이자율의 MBS로 대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은 MBS 금리가 국채수준으로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은행들이 공사에 넘긴 대출 양만큼 MBS를 100% 의무 매입해야 하는 조항이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 입찰을 통해 사야 하는데 은행들의 수요가 몰리면 금리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MBS 5년물이 통상 2.8% 수준인데 금리 경쟁이 치열해 시장가격보다 낮은 국고채 수준인 1.8% 정도로 낙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은행은 기존 대출채권과 비교해 1%포인트를 훨씬 웃도는 마이너스 효과를 얻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MBS 5년물 이상의 경우 조기상환옵션이 있어 은행들은 5년물 미만의 단기물을 선호하고 여기에 수요가 몰리면 금리는 더 낮아지게 된다. 시장 교란과 MBS 가격 왜곡 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수익성과 관련해 금융위는 주금공에서 관리수수료 0.2% 등 일부 수수료를 은행에 주고 있고, 위험가중치도 0%여서 직접적인 손실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은행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를 고려해도 금리 차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A은행 관계자는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리스크가 제로인 MBS를 통계적으로 비교했을 때 일부 수수료를 고려해도 은행 수익은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 MBS 산 후

은행 전체적으로 34조 원의 MBS가 풀리면 대형 은행들은 수 조원씩의 MBS를 매입해야 한다. 이는 자산포트폴리오의 변화를 뜻한다. 기존에 가진 유가증권 이외에 추가로 MBS를 보유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에 보유한 채권을 팔고 MBS로 대체할지 등에 대한 의사결정도 뒤따른다.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금리 차로 인한 수익악화도 불가피하다.

은행은 변동금리 대출을 넘기는 대신에 갑작스레 장기 고정금리 자산이 수조 원어치가 생기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안게 됐다. 이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 MBS 팔 때 (1년 의무 보유)

1년 이후 되팔 때 과연 수요가 있을지도 걱정이다. 갑자기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것도 그렇고, 그 사이 시중금리가 오르기라도 하면 매입할 당시보다 더 싼 가격으로 거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은행 입장에선 평가손실에 대한 우려다.

◇ 개선책은?

은행 입장에서는 100% 의무 매입이나 1년 의무 보유를 완화해 주면 좋지만, 완화 가능성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B은행 관계자는 "출발선부터 은행의 관점보다는 정책의 관점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은행의 이해나 입장을 크게 반영해 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이 MBS를 100% 매입하고 이를 1년 동안 의무 보유하도록 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을 공사에 넘기면서 생긴 재원을 또 다시 가계대출로 이용되는 것을 막는 조치다. 이런 취지를 볼 때 이 조항을 완화해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대출 총액관리를 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상황에서 우회적으로나마나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해두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매입 당시 MBS 금리 왜곡 등을 막기 위해 입찰 방식 대신 사모 형식으로 사고파는 형태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C은행 관계자는 "주금공에서 MBS를 발행하면 은행에서 대출자산을 판 만큼 은행에 안분하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경우 가격 왜곡이 덜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산분석팀장은 "어차피 은행들이 지금 돈이 없어서 대출을 못 해주는 상황이 아니고 당분간은 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굳이 100% 의무 매입을 고집하기보다는 하이일드펀드처럼 펀드를 만들어 매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여유 있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세제혜택 등을 준다면 충분히 투자 메리트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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