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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 최대주주로서 산업은행의 책임은

  • 2015.07.22(수) 15:00

대우조선 유상증자 부담 고스란히 떠안을 듯
산업은행 자체 책임 소재 분명히 가려야 지적

산업은행이 결국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의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지는 차원이지만, 산업은행의 부실은 고스란히 국민의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산업은행 자체의 책임 소재도 분명하게 가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이러니한 상황도 펼쳐지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최대주주의 책임을 강도 높게 추궁해온 산업은행이 이번에 정반대 입장으로 전락했다. 산업은행의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금융위원회 역시 대우조선의 주요 주주라는 점에서 난감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 산업은행, 대우조선 자본확충 검토

산업은행은 전날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앞으로 주채권은행의 대응 방안을 밝혔디. 우선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에 나서고, 수출입은행과 농협 등 주요 채권은행들과 공동으로 경영관리단도 파견한다.

실시가 끝나면 정상화 대책도 내놓는다. 필요할 경우 대우조선의 재무구조 개선과 중장기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본확충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비핵심 자산 매각과 조직 재정비, 비용절감 등 대우조선에 대한 자구계획도 마련한다.

올 6월 말 현재 대우조선의 금융권 차입금은 약 20조 원 규모다. 국내 은행권은 익스포져는 14조 5323억 원이다. 수출입은행이 12조 50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농협은행 1조 6000억 원, 국민은행 9000억 원, 하나•외환은행 1조 100억 원, 우리은행 5500억 원 등이다.

◇ 산업은행이 추가 지원 떠안을 듯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은 전적으로 산업은행의 몫이 될 전망이다. 대우조선의 지분 31.5%를 가진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방식은 유상증자가 유력하다. 금융권에선 유상증자 규모가 최소 1조 원에서 많으면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의 부실이 처음 알려질 당시만 해도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반면 산업은행은 곧바로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교통정리에 나섰다. 대우조선의 경쟁력도 문제지만, 다른 채권은행의 반발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다른 채권은행들은 대우조선의 부실에 따른 책임을 상당 부분 산업은행이 져야 한다는 견해다. 그동안 매년 최고재무책임자(CEO)를 파견해 대우조선의 경영에 관여해온 만큼 이에 따른 책임도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대우조선의 부실 문제는 채권단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보다 산업은행이 주도적으로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 산업은행 관리 책임론도 부각

그러면서 산업은행에 대한 책임론도 거세다. 최대주주로서 매년 CFO를 파견하고도 대우조선의 부실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만큼 구조조정은 물론 관리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부실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면 더 큰 문제가 된다. 실제로 일부에선 산업은행 역시 부실이 당장 알려지는 걸 원하지 않았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산업은행은 홍기택 행장이 취임한 첫해였던 2013년 STX그룹의 부실로 1조 4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여기에다 대우조선의 부실까지 불거지면 충격이 배가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산업은행도 할 말은 있다. 산업은행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관리위원회’가 대우조선의 경영 실태를 매년 평가하고 있는 만큼 회계법인 감사 결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이다. 대우조선의 경영진이 모두 낙하산으로 채워지다 보니 산업은행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현실론도 나온다.

◇ 부실기업 최대주주로서 책임은

산업은행이 과거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재 출연을 비롯해 최대주주의 책임을 강도 높게 추궁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스스로 이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조선에 대한 구조조정은 물론 산업은행 자체의 책임 소재도 가릴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대우조선의 임원들은 22일 부실 은폐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백의종군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우조선의 지분을 13% 보유한 대주주인 금융위원회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앞으로 대우조선의 부실에 따른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같은 대주주 입장에서 다른 대주주를 징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실제로 대우조선의 경영진을 얼마나 컨트롤할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라면서도 “대규모 부실이 갑자기 터진 만큼 일정 정도 책임을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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