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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판 흔드는 검(檢)]①롯데카드·손보, CEO 리스크 '촉각'

  • 2016.06.21(화) 10:12

롯데카드·캐피탈·손보 CEO, 비자금 수사 핵심인물 부각
이미지 타격에다 지주사 전환·금융 계열사 분리 안갯속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비자금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들도 영향권에 들고 있다. 그룹 내에서 금융 계열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각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비자금 수사의 핵심 인물군으로 지목되면서다.

그룹 비자금 조성의 핵심 루트로 지목되는 정책본부 지원실장을 지낸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은 이미 지난 16일 검찰에 소환됐다. 한일 롯데 간 자금이동의 고리를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고바야시 마사모토 롯데캐피탈 사장도 이목을 끈다. 롯데손보 김현수 사장도 롯데쇼핑의 재무부문장 전무를 지내는 등 그룹 재무통을 꼽히는 인물이다.

특히 롯데캐피탈의 경우 그룹 비자금의 핵심 통로로 지목되면서 향후 고강도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 계열사들은 당장 영업이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 선을 긋고 있지만, 이미지 타격과 함께 최악의 경우 CEO 공백에 따른 경영 차질도 우려되고 있다. 


◇ 3사 CEO '핵심인물' 부각…손보 인수 시기 문제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최근 금융 계열사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롯데 금융 계열사의 경영진들은 대부분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롯데 정책본부 출신이다. 롯데그룹의 재무와 법무를 총괄하는 정책본부는 계열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심을 받는다.

검찰은 지난 16일 정책본부 지원실장을 역임했던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을 소환했다. 같은 날 롯데손해보험 사장을 지낸 이동철 정책본부 지원실장도 조사에 불려갔다. 김현수 롯데손보 사장의 소환 여부도 주목된다. 김 사장은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의혹을 받는 롯데쇼핑의 재무부문장 전무였다.

고바야시 마사모토 롯데캐피탈 사장도 이목을 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겸하고 있는 그는 한국과 일본 롯데 간 자금줄을 잇는 실세로 꼽힌다. 특히 고바야시 사장이 이끄는 롯데캐피탈이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 간 비자금 통로였을 거라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손보는 그룹에 인수된 시기도 문제 되고 있다. 롯데손보가 롯데그룹으로 편입된 2008년은 잇단 인수합병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심을 받는 시기인 2000년대 중후반에 속한다.

◇ 그룹 구조전환·금융 계열사 분리 '올 스톱'


그러면서 그룹의 일반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예정됐던 금융 계열사 분리는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지주사 전환의 첫 단계인 호텔롯데 상장은 검찰 수사의 여파로 연기됐다. 호텔롯데는 2013년 롯데부여리조트와 롯데제주리조트의 합병 과정에서 거래 가격을 실제보다 높게 장부에 올려 비자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과 지주회사 전환의 다음 순서였던 금융계열사 분리도 자연스럽게 연기됐다. 일반지주회사는 공정거래법상 금융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 상장 후 금융 계열사 지분을 일본 롯데홀딩스 등에 처분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롯데케미칼의 화학 공장 기공식에서 "호텔롯데의 상장은 무기한 연기된 것이 아니며, 다시 준비해서 연말까지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룹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재심을 연내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경영 전망도 좋지 않아…엎친 데 덮친 격

이런 와중에 금융 계열사의 경영 전망도 좋지 않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9억원에 그치는 등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재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도 지난해 말 144%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2년간 자산을 2조원 가까이 불린 롯데캐피탈에 대해선 건전성 우려가 나온다.

롯데카드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43억원으로 2011년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 계열사 관계자들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일단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자는 견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채 사장은 그룹의 재무 분야의 참고인 자격으로 수사를 받는 것이며, 롯데카드 문제로 불려간 것이 아니므로 당장 영업과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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