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가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검찰(서울중앙지검 공안2부, 부장 이성규)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자택과 중앙회 본사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농협 내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신용(금융지주)사업과 경제사업이 분리됐지만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의 최대주주이자 실제로도 인사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존재인 점을 고려하면 농협금융 역시 편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가뜩이나 농협은행의 조선·해운업종 여신 부실에 따른 빅배스 등 현안이 산적한 상태다.
이런저런 잡음들도 새어 나온다. 농협금융 특유의 복잡한 역학 구도 속에서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의 구상도 갈림길에 섰다.
▲ 삽화/김용민 기자 kym5380@ |
◇ 검찰 수사 속 비전선포식 준비하는 김병원 회장
농협중앙회는 내달 1일 비전선포식을 준비 중이다. 8년만에 중앙회장이 바뀐만큼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고, 조직을 다잡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여느 때라면 축제와도 같은 자리이지만 마냥 즐거운 분위기는 아닌듯 보인다.
최근 불법선거운동 개입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은 후 조직도 술렁인다. 최원병 전임 회장도 박근혜 정부 들어 검찰 수사 대상이 됐듯 정권의 지형 변화와 맞물리면서 늘 편치 않았던 농협이다.
이번엔 특히나 호남 출신 첫 중앙회장이다. 김 회장이 선출된 직후부터 안팎으로 온갖 투서들이 난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농협 내부에서도 지난 8년간 영남 출신이 집권하다 호남 출신으로 바꼈으니 한번은 거쳐야 할 일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그래서 더 잡음도 끊이질 않는다. 비전선포식을 앞두고 일부 조직개편을 준비 중인데 농협금융지주와 자회사간 홍보, 교육 조직의 통폐합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김병원 회장이 진난 3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신용·경제사업 분리 이후 조직이 방대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중적인 조직을 통폐합하겠다"고 언급한 게 발단이 됐다.
이번엔 특히나 호남 출신 첫 중앙회장이다. 김 회장이 선출된 직후부터 안팎으로 온갖 투서들이 난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농협 내부에서도 지난 8년간 영남 출신이 집권하다 호남 출신으로 바꼈으니 한번은 거쳐야 할 일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그래서 더 잡음도 끊이질 않는다. 비전선포식을 앞두고 일부 조직개편을 준비 중인데 농협금융지주와 자회사간 홍보, 교육 조직의 통폐합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김병원 회장이 진난 3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신용·경제사업 분리 이후 조직이 방대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중적인 조직을 통폐합하겠다"고 언급한 게 발단이 됐다.
최근 컨설팅회사 AT커니의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다만 복수의 농협 관계자들은 "홍보조직의 경우 당장엔 통폐합까지는 아니고 일부 중복되는 업무에 대한 다운사이징(조직 축소) 정도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어쨋든 김병원 회장은 조직 통폐합까지 거론하면서 강도 높은 개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유독 농심(農心)을 강조하며 전임 회장의 색을 지우고 동시에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애쓰는 상황이다. 검찰 수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빅배스는 시작도 못했는데
어쨋든 김병원 회장은 조직 통폐합까지 거론하면서 강도 높은 개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유독 농심(農心)을 강조하며 전임 회장의 색을 지우고 동시에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애쓰는 상황이다. 검찰 수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빅배스는 시작도 못했는데
▲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빅배스를 선언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
이런 상황들이 농협금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농협은행은 조선·해운업종 부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부실을 일시에 털어내는 '빅배스'를 선언했지만 중앙회의 협조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선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고 이 경우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 농민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배당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판단을 내려야 할 중앙회장이나 중앙회 이사진 입장에선 반가울 리 없다.
올해 농협금융이 중앙회에 낸 배당금(2015년 결산분)은 1800억원이다. 여기엔 농협은행이 지난해 3월(2014년 결산분) 지주에 배당한 2000억원이 포함된다. 올해 3월엔 지주에 배당도 하지 못했다. 지주 차원에서 연간 3000억원 이상 나가는 명칭사용료에 대한 부담도 크지만 이미 연초에 확정돼 매 분기마다 지급이 되고 있어 이를 줄이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87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지만 충당금적립비율은 88%로 여전히 100%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은행 평균 충당금적립비율은 111%(당시 농협은행 81%)다. 100%를 맞추려면 5000억원을 더 쌓아야 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단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엔 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고, 연간 기준으로는 적자를 내지 않는 선에서 충당금을 적립할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하지만 빅배스를 하게 되면 적자 가능성은 커진다.
김용환 회장은 애초 빅배스를 언급하면서 "시기와 방법은 조금 더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올 하반기에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검찰 수사 결과와 또 김병원 회장의 조직 장악 여부 등 여러 변수들이 놓여 있다.
농협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선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만에 하나 혐의점이 발견되면 농협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칫 빅배스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혹은 반대로 최원병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당시를 생각해보면 김용환 회장에게 오히려 힘이 더 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