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업종 부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농협은행이 올해 상반기에만 1조30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상반기엔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연간 기준으로 흑자 결산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협은행은 22일 '조선·해운 등 최근 농협은행 경영현황에 대한 이해자료'를 통해 이같은 충당금 적립 계획을 밝혔다. 작년 상반기 충당금 규모가 500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빅배스를 진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은행 측 입장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1조7000억원의 충당금을 쌓는다.
정상 기업으로 분류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건전성 하향조정도 포함됐다. 상반기 약 1조30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면 상반기에는 적자 결산이 불가피하지만 핵심 경영지표는 양호한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6월말 BIS비율은 14%,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유동성커버리지비율은 각각 1.97%와 103.8%로 추정했다. 올 연말엔 BIS비율이 14.1%로 다소 오르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6%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은 106.9%로 개선된다.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작년말 기준 4조2000억원에서 3조7000억으로 떨어지고, 올 연말엔 3조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해운업 익스포져도 작년말 8조9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6조2000억원, 연말 4조9000억원까지 줄어든다.
게다가 은행의 흑자결산과 금융지주 내 다른 계열사 수익을 통해 지역 농축협에 대한 배당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농협 관계자는 "대규모 충당금 적립은 농협은행에 큰 부담이기는 하지만 그동안의 실적 부진을 야기한 충당금 문제를 해소하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