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명소노그룹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이 처음으로 해외 승마장을 인수했다. 올해 초 인수한 괌 골프장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자산 매입이다. 2030년까지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기업 30위에 오르겠다는 목표에 발맞춰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해외 사업 확장 자금 마련을 위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냈고 '숙원 사업'인 항공업 진출도 임박한 만큼 소노인터내셔널의 상장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승마장에 골프장까지
소노인터내셔널의 독일법인(SONO Hospitality GmbH)은 지난달 독일 소재의 승마장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강원도의 비발디파크 내에서 승마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나 해외 승마장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2022년 유럽 사업을 위한 중간 지주사인 네덜란드 법인(SONO Hospitality B.V)을 설립한 후 그 산하에 독일법인을 두고 독일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부동산 매입 계약은 독일법인 설립 후 첫 성과다. 소노인터내셔널은 독일 승마장 인수를 계기로 마필(馬匹)의 훈련과 육성부터 판매·임대까지 아우르는 말 사업을 추진해 기존 호텔·리조트 사업과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현재 소노인터내셔널은 비발디파크 내 소노펠리체 승마클럽에서 이미 유럽 모델을 기반으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승마산업이 선진화된 독일 현지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운영은 물론 승마 사업, 글로벌 헌터 사업 등 다양한 시너지 창출과 글로벌 확장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미국법인(SONO Hospitality LLC)을 통해 온워드리조트앤골프(Onward RESORT AND GOLF INC.)가 소유한 괌 소재 '온워드 망길라오 골프클럽'과 '온워드 탈로포포 골프클럽'을 인수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괌 내의 5개 골프장 중 2곳을 소노인터내셔널이 품는 계약이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달 1일부터 이들 골프클럽의 브랜드명을 '소노펠리체'로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이 해외 골프장을 직접 운영하는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국내에서 3개의 골프장을 소유·운영 중이며 해외에서는 베트남 내 '소노펠레치 하이퐁 CC'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전방위 사업 확대
소노인터내셔널이 전방위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데에는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서 회장은 2011년 대명엔터프라이즈(현 대명소노시즌) 대표이사에 취임할 당시부터 항공업 진출을 시도하는 등 해외 리조트 사업 확대를 준비해왔다.
2019년 당시 '대명호텔앤리조트'였던 소노인터내셔널의 사명을 소노호텔앤리조트로 변경하기도 했다. 그룹 모태 대명건설에서 시작된 '대명'보다 '소노'가 외국인 입장에서 더 발음하기 쉽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때 소노인터내셔널은 "해외 체인 사업장 500개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후 소노인터내셔널은 2020년 현대건설이 운영하던 베트남 '송지아리조트(현 소노벨 하이퐁)'의 위탁운영을 시작했다. 이어 2022년 미국과 네덜란드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미국과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22년 미국 워싱턴DC의 '노르망디호텔', 2023년 뉴욕의 '33 시포트 호텔 뉴욕', 2024년 프랑스 파리의 '호텔 담 데 자르 파리'와 하와이의 '와이키키리조트호텔'를 사들이며 해외 투자를 늘렸다.
국내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오는 7월에는 프리미엄 호텔 브랜드 '쏠비치'의 신규 호텔인 '쏠비치 남해'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 또 올 하반기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제32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쏠비치 경주'를 상위 브랜드인 '소노캄 경주'로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2028년 충청남도 원산도 관광단지 내 신규 리조트 오픈도 예정하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항공사 지분을 잇따라 사들이며 항공업에도 진출했다. 지난 2월에는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의 지배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가 완료되면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의 새 주인이 된다. 또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0월에는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의 지분 절반도 확보했다. 추후 에어프레미아 추가 지분을 확보한 후 티웨이항공과 합병시켜 종합 항공사로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청신호?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국내외 신사업에 전방위로 투자를 늘리면서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소노인터내셔널의 별도 기준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액은 2022년 5693억원, 2023년 2342억원, 지난해 601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소노인터내셔널은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올 하반기를 목표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2019년 해외 사업 확대를 선언할 당시에도 증시 입성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상장 작업을 잠정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엔데믹 이후 실적이 완전히 회복되면서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다시 상장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주주총회에서는 발행주식 총수를 기존 1000만주에서 2억주로 늘렸다. 상장에 앞서 액면분할을 진행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소노인터내셔널의 상장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엔데믹 이후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9735억원, 영업이익은 2081억원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지난해 말 기준 2241억원으로 안정적이다. 해외 사업 확대, 항공업 진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고 있는 만큼 향후 사업 전망도 나쁘지 않다.
다만 변수는 티웨이항공에 대한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달 티웨이항공 인수를 마무리 짓고 경영진을 교체하려 했지만 기업결합 승인이 나지 않아 무산됐다. 대명소노그룹은 공정위 심사 결과가 다음달까지는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23일을 티웨이항공 인수 잔금 지급일을 변경하고 같은날 임시주주총회도 소집했다.
대명소노그룹의 계획대로라면 6월 중 소노인터내셔널의 상장예비심사 청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공정위 심사가 길어질 경우 소노인터내셔널의 상장 계획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